더불어민주당이 20일 '청년 비하' 논란이 불거진 당 현수막 문구와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 특히 "당과 무관하게 업체에서 한 것"이라며 '꼬리 자르기' 논란이 됐던 당 일각의 해명에 대해서도 "당이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고 책임을 인정했다. 논란이 불거진 지 사흘 만이다.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열고 "당의 불찰이고 당무를 총괄한 사무총장으로서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기획 의도가 어떠하더라도 국민과 당원이 보시기에 불편했다면 이는 명백한 잘못"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민주당은 지난 17일 '2023 새로운 민주당 캠페인'의 일환으로 티저 현수막 4개의 시안을 공개했다. 현수막 시안은 '나에게온당',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 살고 싶어',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 '혼자 살고 싶댔지 혼자 있고 싶댔니?' 등의 문구가 적혀있었다. 당 안팎에선 청년을 정치·경제에 무지하거나 무관심한 이들로 폄하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당과 무관하게 업체에서 했다'는 민주당 당직자들의 해명이 문제를 더욱 키웠다. 당 홍보위원장을 맡고있는 한준호 대변인은 지난 19일 "일련의 과정에서 업무상 실수가 있었던 건 맞는 것 같다"면서도 "당직자나 당이 개입한 사안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당에서 한 게 아니고 홍보 업체에서 캠페인 준비를 위해서 했던 것"이라고 한 대목에서는 책임 떠넘기기라는 비판도 나왔다.
조 사무총장은 이러한 비판을 의식한듯 "책임을 업체에 떠넘길 게 아니라 당의 불찰이었고 당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으로서 국민과 당원께 사과드린다"며 "외부 전문가의 파격적 홍보 콘셉트를 담은 아이디어였는데 결과적으로 당이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수막 내용에 대해서는 "논란이 된 현수막은 민주당 '갤럭시 프로젝트' 내 티저 광고로 빠르게 변화하는 우리 사회 다양성과 국민의 삶을 담아내기 위해 준비한 캠페인이었다"며 "갤럭시 프로젝트의 개요와 방향에 대해서는 (지도부에) 보고했는데 (현수막) 문구가 보고됐던 건 아니"라고 말했다.
현수막 문구의 최종 승인을 누가 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현수막 문구는 바깥 전문가들의 예시안이었다"며 "당에서 충분히 검토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문항을 세심히 살피지 못한 채 공문으로 시도당에 전달됐다"며 "이에 대해선 당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으로서 그에 대한 책임이 저한테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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