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을 예산이나 빼먹는 파렴치범으로 내몰았던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이 이번에는 "잼버리대회도 끝났는데 무슨 공항이 필요하냐"는 발언을 하는 등 전북을 헐뜯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은 지난 1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잼버리를 새만금 SOC 확충 기회로 삼겠다는 속내는 전북도의회 속기록에도 다 나와 있다”면서 “예컨대 새만금공항은 잼버리가 다 끝났는데도 시작도 못했기에 공항이 왜 필요하느냐는 근본적 질문이 나온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잼버리 대회 직후인 지난 8월 1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전라북도가 잼버리를 핑계로 총 11조 원에 달하는 사회간접자본 예산 빼 먹기에 집중했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이날 송 의원은 “전라북도와 지역 정치인들이 '국제공항 없는 잼버리는 세계적 망신'이라며 예비 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면서까지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을 추진했는데, 해당 사업은 총사업비가 8천억 원에 이르지만 현재까지 공항은 들어서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동행의원이기도 한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이 전북의 새만금사업을 깎아내릴 때마다 연상되는 사업은 부산 가덕도신공항 사업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두 사업 모두 대통령공약사업이면서 국책사업이고 양 지역의 세계적인 규모의 국제행사를 앞두고 추진됐고, 추진된다는 점이다.
새만금국제공항과 새만금사업은 잼버리 대회 이후 신물이 나도록 정부여당과 보수언론으로부터 두들겨 맞았기 때문에 부산 가덕도신공항부터 얘기해본다.
지난해 4월쯤 가덕도신공항에 대한 ‘예타 면제’ 얘기가 거론될 때 대부분의 언론에서는 “가덕도 신공항 경제성 ‘매우 낮음’”이라는 기사로 도배됐다.
2022년 4월 24일 정의당 강은미 의원실을 통해 확인된 국토교통부의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 최종보고서’를 보면 더욱 가관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덕도신공항 건설 후보지의 예상사업비는 최대 13조5100억 원으로 그 중 공사비만 9~10조4600억 원이 들 것이라고 전망됐다.
부산광역시가 제안한 7조 5천억 원의 예산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이유는 산을 깎고 해상을 매립하는 공사가 추가됐기 때문인데 개항시기도 처음 목표했던 2030년이 아닌 2035년 6월로 미뤄졌고 여객과 화물수요도 부산시가 예측한 값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왔다.
이런 배경 속에 신공항이 지어졌을 경우 경제성은 0.41~0.58로,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3년 청주공항의 활주로 확장 공사 사전타당성조사를 진행해 비용 대비 편익이 0.32에 그치자 공사 논의를 중단한 바 있으며 전국 공항 중 누적 손실이 가장 큰 공항 중 하나로 꼽히는 무안공항의 경제성 분석 결과도 0.49로 큰 차이가 없다.
이처럼 경제성 낮은 것으로 나왔었는데 왜 예타 면제를 추진했을까?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4월 26일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가덕도신공항 건설 계획과 관련한 주요 쟁점 사항을 문답 자료로 내놨는데 그 내용을 보면 이렇다.
-사전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이 부족한 것으로 나왔는데도 추진해야 하는지?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한 사업이어서 경제성만을 고려할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다. 가덕도신공항은 지방 인구 소멸 등에 대비한 ‘부울경 초광역 협력’,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의 핵심 과제다. 향후 신공항 연계 교통망, 항만-철도-항공 연계 물류 플랫폼 구축 등을 통해 동남권의 경제 활성화, 국토의 균형발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더구나 가덕도신공항 추진을 위한 불쏘시개나 다름없는 ‘부산엑스포’는 오는 11월 28일에나 개최지가 확정된다. 새만금국제공항의 불 쏘시개는 새만금잼버리대회였지만 공항 추진은 대회 유치가 확정된 이후라는 점이 다르다.
부산엑스포는 유치가 확정되지도 않았는데 가덕도공항 개항시기를 당초 목표보다 5년이나 앞당기고 내년 국가 예산도 부처에서는 1647억 원을 요구했는데 무려 3.3배인 5364억 원이 증액됐다.
이 때문에 새만금의 문제를 꺼내면 자연스럽게 가덕도를 떠 올리게 된다.
송 의원이 얘기한 새만금국제공항 완공 시기의 문제도 가덕도와 닮아 있는 꼴이다.
새만금잼버리 대회는 2017년 8월 대회유치에 성공했고 전라북도는 그 후 새만금국제공항이 국가예산 적기 확보와 함께 각종 행정 절차 이행기간을 단축해서 최소한 세계잼버리대회를 전후해 개항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공항 건설의 경우 통상적으로 예타 통과 이후 8~9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할 경우 예타통과 시점인 2019년을 기준으로 4년 후인 2023년 8월에 열리게 되는 새만금잼버리대회 이전에 새만금국제공항 개항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라는 지적이 당시에도 강하게 제기됐었다.
전라북도 그러나 새만금국제공항을 불과 4년 만에 완공시켜 23년 8월 세계 140여 개국에서 오는 4만여 명의 잼버리 대원들이 새만금공항을 이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상식적으로는 절대 공기가 부족한데도 잼버리대회를 위해서는 공항이 꼭 필요하다면서 억지를 부렸다. 지금에 와서는 송 의원의 지적대로 잼버리 대회가 끝난 지 3개월 여가 지났는데도 착공도 하지 못했다.
가덕도신공항은 어떤가?
부산엑스포는 아직 유치확정도 안됐는데 13조 이상의 예산을 들여 공항건설을 추진하는 것으로 확정됐고 덧붙여 완공 시기를 5년이나 앞당긴 2029년으로 잡았다.
5년을 당겼어도 2030 부산엑스포때 세계 각국에서 오는 손님들이 가덕도신공항을 이용하려면 아무리 서둘러도 불과 6년이라는 시간 밖에 남지 않았다.
국토부는 '새로운 도전'을 얘기하면서 가능하다고 하지만 전문가들을 비롯해서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들도 없지 않다.
이 역시 새만금국제공항 추진 과정과 비슷하다.
가덕도신공항이나 새만금국제공항이나 경제성 분석이나 환경 문제를 얘기하자면 끝이 없다.
지난 3월, 부산녹색연합 등 전국 74개 환경·시민단체들이 모여 만든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은 “국토교통부와 부산시는 가덕도신공항 건설 추진을 당장 멈추라”고 요구했다.
이 단체는 “공항 건설은 필연적으로 환경 파괴가 뒤따른다”며 “생태파괴를 강행하는 것이 2030년 세계박람회 유치에 나서면서 ‘자연과의 지속가능한 삶’을 제시한 부산시의 민낯”이라고 비판했다.
전북지역 환경단체 등으로 구성된 새만금신공항 백지화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도 지난 8월 17일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망한 잔치는 끝났다“고 주장하면서 ”정부는 잼버리를 명분으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한 새만금신공항 사업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더불어 ‘새만금신공항 백지화공동행동’은 16일 성명을 발표하고 “국회 예산심의에서 새만금 갯벌의 추가적인 매립을 불러오는 새만금 SOC 예산 전액삭감”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 단체는 또 “새만금 SOC 예산을 방수제로 막혀있는 원형 갯벌을 되살리고, 새만금호 수질 개선을 위해 배수갑문 증설 등의 해수유통 방안 마련을 통한 갯벌복원 및 보존예산으로 전환할 것”을 간절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아무리 경제성 분석이 낮게 나와도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지목된 사업이라도, 국토부의 문답 자료에서 볼 수 있듯이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한 사업이어서 경제성만을 고려할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사업은 지역마다 존재한다는 사실은 여전히 국토균형발전을 바라는 지역민들의 희망사항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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