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공공의료를 책임지고 있는 시립병원들이 만성적자 문제로 운영포기 의사를 밝히거나 새로운 수탁자를 찾지 못해 의료공백이 우려된다.
14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시립 제1요양병원과 시립정신병원을 위탁 운영하는 빛고을의료재단이 지난 10일 광주시에 '조건부 운영 포기'를 통보했다.
앞서 지난 6일 재단은 이사회를 통해 병원 위수탁 운영 포기 안건을 논의했다.
광주시는 내년 예산에 시립제1요양병원에 '공익적 의료비 차액 지원금' 13억8000만원을 편성했다.
이는 지난 10월 시의회를 통과한 '광주시립정신병원 및 요양병원 설치·운영 조례 일부 개정 조례'에 따라 광주시립정신병원과 시립제1·2요양병원 등 공공의료기관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면서 신설한 예산이다.
하지만 광주시가 지원금으로 편성한 내년 예산 13억8000만원은 시립병원의 적자를 메우는데도 턱 없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병원 관계자는 "재단은 지난 2월 병원을 위탁을 받은 후 현재까지 9개월 동안 30억여 원의 자금을 투입했으나 시의 미흡한 공익적 적자 지원책으로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다"며 "30억 원은 의료장비 인수자금과 운영자금, 직원 인건비에 쓰였다. 이마저도 고갈된 상황에서 시의 지원책이 없는 한 이달부터는 임금체불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광주시도 세수 부족을 겪고 있어 예산 증액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 2월부터 시립병원을 위탁 운영해온 빛고을의료재단은 경영난 등을 이유로 직원들의 호봉제를 폐지하면서 84일에 걸친 파업 사태를 겪기도 했다. 현재 입원 중인 환자는 시립제1요양병원 149명, 시립정신병원 168명이다.
광주시립 제2요양병원 사정도 마찬가지다. 전남대병원이 위탁 운영 중인 제2요양병원은 위수탁 기관 선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2013년 남구 덕남동에 196병상 규모로 개원한 제2요양병원은 전남대병원이 5년 단위로 재계약해 10년간 운영해왔다.
그러나 지난 7월 전남대병원 역시 5년간 28억원의 적자가 발생해 시의 보전 없이는 운영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위수탁자를 공고를 세차례 진행했지만, 현재까지 신청자가 없는 상황이다.
노조는 시의 직영을 요구했으나 광주시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고 전남대병원과의 계약은 오는 12월 말까지로 연장된 상태다.
이에 광주시는 추가 예산 편성 등 긴급 지원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법인 측의 어려움을 알고 있지만 바로 재정을 집행할 수는 없기에 경영평가와 내부 검토 등을 거쳐 운영을 지속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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