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체결된 9.19 남북 군사합의의 효력 정지를 추진하려는 남한 정부에 대해 미국이 확실한 지지를 표하지 않았다. 미국은 향후 협의를 계속하겠다는 원론적인 답을 내놨다.
13일 제55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이후 열린 한미 국방장관 공동 기자회견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미국도 9.19 군사합의의 효력 정지 필요성을 인정하냐는 질문에 "한미 양국 간 의견을 나눴고 앞으로 이 문제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긴밀하게 협의하기로 합의했다"고 답했다.
당초 양측이 이날 회의에서 9.19 군사합의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미국이 남한 정부의 입장을 지지할 경우, 정부가 구상한 9.19 합의의 효력 정지 및 파기 등이 가속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회의에서 정부 입장을 설명했고 향후 북한의 위협 정도를 보면서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면서도 "이 문제는 한미 간 동맹으로서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차원에서 이야기하는 것이지, 어떤 방향을 한미가 같이 합의해서 정해가는 건 아니"라며 공식 의제가 아니었다고 말했다고 <KBS>가 전했다.
앞서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 10월 27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방부 종합 국정감사에서 미국도 9.19 합의의 효력정지에 공감하고 있다고 밝힌 적이 있는데, 오스틴 장관의 발언이나 국방부의 대응 모두 이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미국이 우크라이나 지원과 관련해 한국에 어떤 요구사항을 전달했냐는 질문에 신 장관은 "정부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와 인도적 지원을 포함한 지원에 대해 미국은 감사를 표했고 앞으로도 이러한 지지와 지원을 계속해 달라고 당부해서 그렇게 하겠다고 응답했다"며 군사 지원과 관련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오는 15일(현지시각)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인 가운데, 군사회담이 재개되냐는 질문에 오스틴 장관은 "지금 이 자리에서 어떻게 하기로 했다고 발표할 내용은 없다"고 답했다.
그는 "대화를 한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양국 관계가 어떤 측면에서는 경쟁적이기 때문에 이것이 위기로 치닫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다"라며 "그래서 필요할 때마다 양국의 군 수뇌부가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은 "군 수뇌부 간 회담은 회담 자체가 굉장히 내실 있어야 한다"며 "양국이 지속적으로 대화를 전개해 나감으로써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위기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및 중동 분쟁 또는 내년에 있을 대통령 선거에서의 정권 교체 등으로 인해 한국에 약속한 전략자산 전개의 빈도나 수준에 변동이 있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오스틴 장관은 약속을 계속 지킬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다. 미국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단독으로 하지 않고 동맹 및 파트너와 협력한다. 이것이 우리의 힘을 더욱 강력하게 공고하게 해준다"며 "한미 정상의 워싱턴 선언에는 한반도에 전략자산 전개 빈도를 늘리겠다고 돼 있다. 우리는 우리가 약속한 바를 계속해서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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