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당원권 정지 상태인 이준석 전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 등의 징계를 해제하는 '일괄 대사면'을 당 지도부에 건의키로 결정했다. 다음달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은 안이 최종 결정되면 이 전 대표와 홍 시장의 의사와 상관없이 징계가 '강제 해제'된다.
당 혁신위가 '통합'과 '화합'을 명분으로 내걸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당사자들 일부가 원하지 않는 '사면'을 당하는 모양새다.
오신환 혁신위원은 30일 혁신위 회의에서 혁신위 '1호 안건'인 이 전 대표와 홍 시장, 김재원 최고위원에 대한 대사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준석 전 대표는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 윤석열 대통령과 당을 향한 거듭된 공개 비난 등을 사유로 1년 6개월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바 있다. 내년 1월에 징계가 풀릴 예정이었다. 홍준표 시장은 '수해 골프' 논란으로 당원권 정지 10개월 징계를 받아 내년 5월까지 당원권이 정지됐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광주 5·18, 제주 4·3 등에 대한 잇단 '설화' 논란으로 당원권 정지 1년을 받았아 내년 5월까지 당원권이 정지됐다.
이준석 대표는 이같은 혁신위의 결정에 대해 이날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정면승부>에 출연해 "피해자는 아직 상처가 있는데 가가지고 억지로 사과받아라. 그리고 억지로 막 사과한 다음에 나중에 가서 언론에다 대놓고 우리는 화해했다 노력했다 이러면 그거 2차 가해라고 정확히 얘기한다"고 반발했다.
홍 시장도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권력의 힘으로 당대표가 되더니 헛된 꿈을 꾸기 시작 하면서 나를 잠재적인 경쟁자로 보고 상임고문 해촉하고 말도 안되는 사유를 들어 징계하는 모욕을 주고 이제와서 사면 하겠다는 제스쳐 취한들 내가 그걸 받아 주겠나"라고 사면을 거부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오히려 '사면을 거부하겠다'는 홍 시장과 이 전 대표에게 훈계를 하는 모습이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홍 시장에 대해 "박 수석대변인은 "글을 뱉어내듯 막 쏟아내는 것은 자중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이 전 대표를 향해서도 "당시 (징계) 결정을 했던 윤리위원님들의 결정 사항을 한번 돌아보라"고 말했다.
'1호'로 내건 안건이 '반쪽 화합'으로 귀결되면서 혁신위 활동도 모양새가 구겨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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