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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절경' 진안 구비구비마다 역사의 흔적…명승 아닌 곳 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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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절경' 진안 구비구비마다 역사의 흔적…명승 아닌 곳 없어라

죽도·수선루·금강섬바위 등 문화재청·전북도·진안군 공동 프로그램

문화재청과 전북도·진안군이 마련한 ‘천하절경 진안구경가세’프로그램이 성황리에 진행됐다. 이 프로그램은 (사)대동사상기념사업회(회장 신정일)가 주관하는 문화탐방 프로그램으로 전북 진안 지역 문화재와 그에 얽힌 스토리를 찾아가는 탐방이다.

▲천반산과 죽도ⓒ

죽도와 천반산, 그리고 정여립

죽도(竹島)는 진안군 상전면 수동리 내송마을에 위치해 있다. 깎아 세운 듯한 바위산 절벽을 맑은 물이 한 바퀴 휘돌아 흐르고 있기에 마치 섬과 같은 곳이다. 산죽이 많다고 해서 죽도라는 이름을 얻었다고도 한다.

천반산(天盤山)은 진안군 동향면 성산리와 장수군 천천면 연평리 경계에 있는 높이 647m의 산이다. 장수군 천천면 연평리, 진안군 상전면, 동향면 등에 걸쳐 있는 산으로 무주군 안성면에서 발원하는 양천이 감입곡류하면서 만든 죽도를 잘 조망할 수 있다.

천반산에는 성터를 비롯해서 장군바위, 마당바위, 뜀바위, 깃대봉 등 정여립(鄭汝立, 1546~1589)에 얽힌 이야기들이 있다. 조선 중기 사람인 정여립은 혁신적인 사상을 품은 혁명가이다. 천하는 일정한 주인이 따로 없다는 천하공물설(天下公物說)로 잘 알려져 있는 사상가이다.

정여립은 김제 금구에 있는 제비산 기슭으로 낙향하여 대동계를 조직하는데, 대동이란 큰 도가 행해져 천하가 공평해진다는 의미이다.

신분에 제약을 두지 않고 가입을 허가했으며 보름마다 한 번씩 무술훈련을 하는 등 혁명적인 명제를 가지고 호남을 중심으로 세력을 확장해 왕성하게 활동하며 새로운 세상을 열고자 했다.

그러나 1589년 이들이 한강의 결빙기를 이용, 황해도와 호남에서 동시에 한양으로 진입해 병권을 장악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조정에 알려지면서 관련자들이 차례로 붙잡혔다.

이때 그는 전북 김제 금구를 떠나 아들과 함께 진안 죽도로 피신했다가 관군의 포위가 좁혀 들자 자살하고 말았다. 이로써 그의 역모는 사실로 굳어졌고 정철(鄭澈)이 사건을 조사, 처리하면서 동인 세력이 거의 몰살되었으니 비명에 숙청된 인사는 이발을 비롯하여 1000여 명에 달했다. 역사는 이를 기축옥사라 한다.

정여립의 죽음에는 자살설과 타살설이 분분하며, 실제로 그가 대동계를 이용하여 혁명을 꾀했는지 조차도 확실하지 않다.

▲수선루ⓒ

수선루(睡仙樓)

섬진강의 상류 진안군 마령면에 있는 수선루는 조선 숙종 12년(1686) 연안 송씨 4형제가 조상의 덕을 기리고 도의를 연마하기 위해 지은 2층 목조 건축물이다.

고종 21년(1884)에 송석노가 고쳐 세웠으며, 고종 25년(1888)에 송병선이 다시 고쳐 오늘에 이른다. 정자 앞에는 섬진강 상류천이 굽이돌아 좋은 경치를 이루는 산의 바위굴 속에 아늑하게 자리 잡고 있다.

수선루는 신선이 낮잠을 즐기며 유유자적한다는 뜻으로, 연안 송씨 4형제가 80세가 넘도록 아침 저녁으로 정자를 오르내리며 바둑도 두고 시도 읊는 모습이 옛날 네 신선들이 노는 모습과 비슷하다 하여 이름 붙였다고 한다. 2020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와룡암ⓒ

와룡암(臥龍岩)

금강변에 있는 와룡암(전라북도 문화재자료 제18호)은 주천면(朱川面)의 주양리(朱陽里) 주자천(朱子川) 부근에 위치해 있다. 용이 꿈틀거리다가 웅크리고 있는 듯한 와룡암 위에 세워진 정면 3칸, 측면 3칸의 팔작지붕 누마루집이다.

와룡암은 긍구당 김중정(肯構堂 金重鼎, 1602~1700)이 1636년(인조 14)에 첨지중추부사(僉知中樞府事)로 있다가 병자호란이 발생하고 남한산성에서 치욕적인 화의가 이루어지자 친명파의 한 사람으로 사림에 묻힐 것을 각오하고 36살 때인 1637년(인조 15) 조부인 김충립(金忠立, ?~?)과 함께 주천으로 낙향했다.

이후 시와 거문고로 소요(逍遙)하다가 후진양성을 위해 53세 때인 1654년(효종 5)에 세운 개인 서당 겸 학당이다.

이곳에서는 약 300여명의 문인 학사들이 배출되어 진안의 학문과 문화의 큰 맥을 형성하는 전당이 됐다.

▲금강 섬바위ⓒ

금강 섬바위

진안군 안천면 삼락리에 있는 지장산 계곡 하류의 삼각지. 한때 TV 방송에서 시작과 끝을 알리는 애국가 화면에 나온 곳으로도 유명하다.

강 가운데 섬처럼 솟아 있는 섬바위가 있고, 강가에 백사장이 넓게 펼쳐져 있다. 섬바위는 물 위로 10m 정도 솟아 있는 바위로 물살로 인해 기울어져 있다. 섬바위를 지주석(砥柱石)이라고도 하는데, 지주는 한가운데 있는 산을 가리키는 말로 격류 속에 있으면서도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에서 붙은 이름이다.

용담댐 아래 감입 곡류 지점에 자리한 모래톱이다. 여름철 행락 장소로 유명하다.

▲천황사ⓒ

천황사(天皇寺)

구봉산(九峰山) 자락에 있는 천황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7교구 본사인 금산사의 말사이다.

신라 헌강왕 1년인 875년 무염(無染)이 창건했다. 1065년(고려 문종19) 의천(義天)이 중창했고, 조선시대에 들어와서는 학조(學祖)·애운(愛雲) 등이 중수했다.

1592년(선조 25) 임진왜란 때 각성(覺性)이 700여 명의 승병을 이끌고 항일전투를 벌였다. 본래 이 절은 주천면 운봉리에 있었으나 숙종 때 중건하면서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현재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17호로 지정되어 있다.

내부에는 석가모니삼존불이 봉안되어 있으며, 괘불도가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주변에 수령 400년 정도 된 전나무가 유명한데 2008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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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량

전북취재본부 정세량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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