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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짱이 되지 않을까요? 상암동 1등 바리스타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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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짱이 되지 않을까요? 상암동 1등 바리스타가 되고 싶어요"

[일하는 발달장애인] 행복한베이커리&카페 윤장호 직원

푸르메재단이 서울시와 SPC그룹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행복한베이커리&카페'는 발달장애 바리스타들이 잘 교육받고 일할 수 있는 카페입니다. 서울 종로의 1호점을 시작으로, 상암점, 서초점(2곳), 인천공항 제2터미널점까지 총 5개 매장을 운영합니다. 이곳에서 전문교육을 이수한 장애청년 바리스타 15명이 4대 보험과 정당한 임금을 보장받으며 당당한 삶을 살아갑니다.

2015년에 입사해 현재 9년 차 베테랑 바리스타로 오랫동안 행복한베이커리&카페 상암점을 지켜온 윤장호(28) 직원을 만나보았습니다.

"바리스타 공부를 많이 해서 상암동에서 유명한 1등 바리스타가 되고 싶어요. 나뭇잎이나 학 모양처럼 예쁜 라떼아트를 만들어주면 고객들이 사진도 찍으면서 더 행복해하고, 아이들도 좋아할 것 같아요. 그럼 인기짱이 되지 않을까요?"

▲ 윤장호 행복한베이커리&카페 바리스타가 직접 만든 딸기요거트쉐이크를 보여주며 환하게 웃고 있다. ⓒ푸르메재단

- 장호 씨는 행복한 베이커리&카페에서 어떤 업무를 맡고 있어요?

"음료 만들고, 포스(Point Of Sales, POS)기 로 주문받고, 청소하고, 설거지도 해요."

- 그중 제일 좋아하는 업무는 무엇인가요?

"설거지요. 여기서 점장님에게 청소랑 설거지하는 법을 배워서 집에서도 엄마를 위해서 많이 해줘요. (형은 안 하거든요). 친할머니랑 외할머니 집도 청소해줄 때가 있어요. 제가 해줄 수 있어서 너무 기뻐요."

- 가장 잘 만드는 메뉴는요?

"뱅쇼요. 따뜻한 와인에 과일을 넣어 만드는 건데 색깔도 예쁘고 맛있어요. 제가 만들어서 주면 사람들이 목이 따뜻하면서도 상쾌하다고 기뻐해요. 엄마도 좋아하시고요. "이렇게 맛있는 걸 누가 만들었느냐?"고 질문 받을 때 기분이 엄청 좋아요."

- 장호 씨는 돈 벌어서 무엇을 하고 싶어요?

"제가 번 돈으로 가족들이랑 해외여행 가서 맛있는 것을 사주고 싶어요. 태국이나 일본 홋카이도, 독일이나 체코 같은 동유럽에 가고 싶어요. 엄마가 동유럽을 좋아하시거든요. 국내에서는 양떼목장이나, 남해, 사천에 있는 콘도 같은 곳에 여행 가서 영상을 찍고 유튜브에 올려서 인기짱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어요."

- 장호 씨는 장애가 있어서 불편하거나 힘든 점이 있어요?

"아니요! 저는 어릴 때부터 인기가 많았어요. 친구들이 맨날 '장호야, 같이 축구하자' '너랑 같이 밥 먹고 싶어' '집에 데려다줄게'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고등학교 때 특수반 선생님은 좀 안 좋았어요. 부채로 아프게 때렸거든요. 집에 가서 얘기했더니 졸업식 때 형이 학교에 와서 선생님께 한 마디 해줬어요. 그런데 만약 (제가 일하는 곳이) 행복한베이커리&카페가 아니었다면 저를 (스스로) 지키지 못했을 것 같아요. 좋은 점장님, 좋은 직원들과 같이 일할 수 있어서 너무 고마워요."

- 장호 씨는 더 배우고 싶은 게 있어요?

"유튜브에서 세계 여러 나라 언어를 저장해서 배우는 것을 좋아해요. 나중에 그 나라 여행을 가면 가이드처럼 그 나라 말로 "안녕하세요", "감사해요"라고 말하고 싶어요. 한자 공부하는 것도 좋아해요. 8급부터 4급까지 자격증을 땄는데, 지금 3급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어요. 1급까지 따는 게 목표예요. 다들 한자가 어렵다는데 저는 많이 공부해서 쉬워졌어요."

- 장호 씨가 살고 싶은 세상은 어떤 세상이에요?

"동물들이랑 같이 사는 세상이요. 농장이 있는 곳에서 온 가족이 같이 모여 살았으면 좋겠어요. 말, 양, 산양, 염소, 토끼, 송아지 그리고 포니를 키우고 싶어요. 아! 포니는 작은 말이에요."

▲ 윤장호 씨가 자신의 이름을 영어와 한자로 적어줬다. ⓒ푸르메재단

윤장호 직원은 배우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청년입니다. 요즘은 가족과 해외여행을 갔을 때 가이드 역할을 잘하고 싶어서 다양한 외국어 문장을 익히고 있습니다. 여행 가서 사진과 영상을 찍어 SNS에 올리는 것도 좋아한답니다. 또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휴대전화 다루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취미예요. 이렇게 장호 씨가 여느 청년들처럼 보통의 하루를 살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것은 정당하게 대우받는 안정적인 일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장호 씨는 '푸르메'라는 단어를 들으면 '행복'과 '힐링'이 떠오른다고 해요. "항상 밝은 웃음이 있고 아파도 지켜주는 곳, 행복한 곳"이라는 말도 덧붙였어요.

앞으로도 직원들이 당당히 자신의 권리를 말하고 요구하며, 더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푸르메 일터를 만들겠습니다. 그리고 푸르메 안에서만이 아니라 어디서나 장애청년들이 자유롭고 행복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위 글은 비영리공익재단이자 장애인 지원 전문단체인 '푸르메재단'과 함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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