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도정이 들어선 지 1년 여만에 부동의 1위를 지켜왔던 제주도의 여름 여행 만족도가 4위로 내려앉았다.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18일 전국 ‘연례 여름휴가 여행 만족도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제주는 지난해 고물가 논란으로 23점 하락한 데 이어 올해는 이보다 34점이 더 떨어지며 2년 사이 57점이나 급락해 7년간 지켜오던 1위 자리를 내놓고 4위로 밀려났다.
올해 여행 만족도가 급락한 이유로는 먹거리와 쉴 거리 점수가 낮아졌고 '물가·상도의'에 대한 평가가 전국 최하위를 기록하며 만족도를 떨어뜨렸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소비자가 부당하다고 느끼는 가격에 대해 크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조금도 이상하지 않으며, 이는 여행지 만족도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고물가 여파가 계속되고 있지만 예견된 상황임에도 피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여행 만족도가 급락한 원인은 이미 지난해 조사에서 예견됐다.
지난해 조사 결과 제주는 여행자원 측면에서는 압도적 1위를 차지했음에도 환경 쾌적도 측면에서는 중하위권으로 처져 점수가 깎였다. 특히 ‘물가·상도의’ 항목에서 전국 최하위 평가를 받으며 청결·위생, 교통 등 대부분 항목에서 순위가 하락했다. 최근 고비용 논란 등 제주도 여행 관광 산업이 직면한 문제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제주가 내준 1위 자리에는 부산이 차지했다.
부산은 2020년 4위에서 해마다 한 계단씩 상승해 마침내 1위에 올랐다. 여행자원 5개 항목 모두 16개 광역시도 중 3위 안에 이름을 올렸고 특히 먹거리 항목에서 1위를 기록했다. 교통, 편의시설 등 여행환경 쾌적도에서 대도시가 가진 약점을 여행자원에서 상쇄했다는 평가다.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다양한 활동과 개선 노력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제주도가 내리막길을 타면서 새롭게 1위에 오른 부산과 2위 강원의 점수 차이는 단 1점이었다. 5위 경남과의 차이도 15점에 불과해 평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이번 결과에 대해 "물가 상승과 불경기로 여행에서 비용이 가장 중요한 관심사가 됐다"며 "그런 측면에서 제주와 서울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을 만하다"고 꼬집었다.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2016년부터 매년 9월 2만 5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연례 여름휴가 여행 만족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1박 이상 국내 여름휴가(6월~8월)를 다녀왔다고 응답한 1만7281명에게 주 여행지가 어디였는지, 그 지역에 ‘얼마나 만족했는지(만족도)’와 ‘추천할 의향이 얼마나 있는지(추천 의향)’를 묻고 종합만족도를 산출해 광역시도별(세종시 제외)로 비교했다.
조사에서는 만족도, 추천의향과 별도로 각 지역의 ‘여행자원 매력도’와 ‘여행환경 쾌적도’ 10개 세부 항목에 대해 평가토록 해 각 시도별 종합만족도 등락 원인을 판단하는 지표로 활용했다. 세부 비교 항목은 ‘여행자원 매력도’ 측면 5개(△쉴 거리 △볼거리 △먹거리 △놀거리 △살 거리)와 ‘여행환경 쾌적도’ 측면 5개(△청결·위생 △편의시설 △물가·상도의 △안전·치안 △교통)였다.
해당 데이터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빅데이터 센터 구축 사업을 통해, 한국문화정보원 문화 빅데이터 플랫폼 마켓에서 공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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