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화순 능주초등학교가 학교 앞 정율성 흉상을 철거해줄 것을 건립 주체인 화순군에 공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능주초 등에 따르면 학교 측은 지난달 1일 건물 외벽의 정율성 벽화 시설 철거를 요구하는 공문을 화순군에 발송했다.
공문에서 능주초는 '정율성 흉상과 벽화 등 시설로 인해 비방적이고 과격한 언어를 사용하는 민원인 전화가 잇따르면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되고 교육활동의 침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능주초 관계자는 "보훈부와 광주시의 정율성 논란이 생기자 빨갱이, 공산당, 홍어라며 다짜고짜 비방과 욕설부터 내뱉는 외지인 전화가 학교로 빗발쳤다"며 "여직원들이 도저히 민원을 응대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이같이 결정됐다"고 전했다.
화순군으로부터 별다른 회신이 없자 지난 4일에는 화순군에 재차 공문을 보내 "학교장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하게 됐으니 조속히 처리 계획을 회신해 줄 것"을 요청했다.
능주초의 요청을 받은 화순군은 정율성 흉상 철거를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화순에서 정율성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논란거리가 되지 않았다고도 설명했다.
화순군 관계자는 "학교측의 철거 요청을 담당 부서에서 검토 중에 있다"면서 "군 예산이 투입된 시설인 만큼 행정절차에 시간이 다소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정율성 흉상은 2008년 화순군이 능주초 100주년을 맞아 정율성 흉상 건립을 제안하면서 세워졌다. 정율성은 1923년 2학년 시절까지 능주초를 다녔다.
당시 화순군이 20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하면서 흉상이 건립됐고 이후 2017년에는 가로 10m, 세로 11m 규모 정율성 타일벽화와 정율성 교실도 조성하며 관광명소화했다.
앞서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지난 11일 오전 서울보훈청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6·25 당시 북한 인민군과 중공군 사기를 북돋은 팔로군 행진곡과 조선인민군 행진곡 등 군가를 작곡한 정율성 기념사업을 중단하고 기념시설을 철거하라"고 광주시에 권고했다.
광주시는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등 기념사업은 자치단체 사무이며, 위법한 경우에만 주무부 장관으로부터 시정 명령을 받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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