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11일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우리 해역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는 한 장관이 얼마 전 방송에서 '학자로서 오염수 방류가 우리 해역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라는 취지로 말한 점이 거론됐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말 자신 있냐"고 장관을 향해 묻자 장관은 "네"라고 답했다.
우 의원은 지난해 질병관리청이 "오염수 투기로 국민 피폭 선량이 현저히 늘어날 수 있기에 오염수 투기의 장단기 영향조사가 중요하다"는 취지로 작성한 보고서를 언급하며 이에 대한 입장을 묻자 한 장관은 "그 부분은 보고서 연구의 하나의 결과"라고 잘라 말했다.
우 의원은 이어 "그런 얘기(오염수로 인한 피폭 선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질병관리처의 보고서)는 괴담이냐 과학이냐"고 묻자 한 장관은 "과학이라고 했을 때도 여러가지 사안으로 검토할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한 것은 원전 오염수의 위험성 등을 조사 분석한 것이 아니"라고 반박하며 보고서의 의미를 축소해석했다.
우 의원은 "국내 규정상 방사성폐기물은 물에 희석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고, 한 장관은 "희석이 안 되는 것은 원전 내 일반폐기물 처리 시이고 (오염수는) 액체상 방사성 물질"이라고 해명했다.
우 의원은 "(한 장관의 주장은) 정상 원전 활동의 경우를 말하는 것"이라면서 "지금 이것(후쿠시마)은 정상 원자력이 아니고 사고원전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소 안에서 배출되는 이 물질을 희석해도 된다는 규정하고는 전혀 다른 규정"이라고 했다.
그러자 한 장관은 "그건 원전 구역 내에서 일반폐기물 처리 시에 희석이 안 된다는 것"이라며 "원전수는 폐수가 아니"어서 희석할 수 있다고 재차 주장했다.
이에 우 의원은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류하는 것은) 오염수다. 방사성 폐기물이다. 정상(원전)에서 나오는 물질이 아니다"라며 한 장관에게 "과학의 탈을 쓴 억지주장을 한다"고 질타했다.
하지만 한 장관은 물러서지 않고 "억지가 아니다. 액체상의 방사성 폐기물은 다량의 물로 희석할 수 있도록 국내법에도 규정하고 있다"며 맞섰다. 이어 주무 부처가 아님에도 '답변 시간'을 별도로 요구하며 장내 일부 소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김영진 민주당 의원도 "사고 원전 오염수를 희석해서 버려도 되느냐"고 묻자 한 장관은 "사고 원전에 관한 조항은 없다"면서 "오염수를 희석해서 방류하는 것은 국제적인 처리 방식"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여당 의원은 한 장관을 엄호하며 일본과의 협의를 통해 안전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은 "국제 기준에 적합하게 방류되고 있고, 우리 해역에 유의미한 변화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문제 될 게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지 의원은 "일본이 과학적 기준에 맞춰 방류하는 문제를 일부 세력은 마치 오염수가 방류 즉시 우리 해역에 영향을 주고, 동해를 사해(죽은 바다)로 만드는 것처럼 선전 선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장관도 "과학에 근거하지 않은 과도한 문제 제기는 국민 걱정을 더 불러일으킬 수 있고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동의하며 "과학에 근거하지 않은 과도한 문제 제기는 자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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