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군산시에서 과수농사를 짓는 60대의 K씨는 자연재해가 많은 지역의 농민들이 보험료를 더 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최근에 알고 깜짝 놀랐다.
군산시의 누적손해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아 보험료 불이익도 심하다는 점에 대해 "농업판 신(新)연좌제가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단지 그곳에 살고 농사를 짓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농작물재해보험의 보험료 차등 적용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농어업재해보험 가입시 농민들의 보험료율을 결정하는 누적손해율이 지역에 따라 그 편차가 지나치게 큰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
이원택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전북 김제부안)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2023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별 농작물재해보험의 누적손해율(평균)은 울산은 144.8로 가장 높았고 전북(138.5)과 인천(123.9), 전남(122.2)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에 서울(24.7)과 경기(62.6)는 이보다 훨씬 떨어지는 등 지역간 편차가 크게 벌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
광역시도내 각 시군별 누적손해율을 살펴보면 군산시 208.1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누적손해율이 150을 넘는 지역은 경기 남양주시(177.3), 강원 동해시(172.4), 충북 단양군(156.1), 충북 보은군(162.3), 충남 서천군(150.6), 전북 김제시(171.6), 전북 무주군(182.4), 전북 임실군(166.9), 전남 완도군(151.0), 전남 장흥군(157.4), 경북 경주시(150.9), 경북 영덕군(154.0), 경북 청도군(151.2) 등 14곳에 불과했다.
현행 '농어업재해보험법'의 보험료율은 시·군 단위로 산정되고 있으며 그 지역의 보험가입 실적과 보험금 지급 실적, 손해율 등을 고려해 산정한다. 즉 , 보험사업자가 그 지역에 지급한 누적 보험금( 누적 손해액 )이 많을수록 손해율이 증가하고 보험률도 높아지는 구조인 셈이다 .
하지만 자연재해는 농민 탓이 아니라는 점에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각 시·군의 누적손해율이 어느정도냐에 따라 해당 지역 농민들의 보험료율이 결정되는 만큼 누적손해율이 높은 지역의 농민들은 해당 지역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다른 지역의 농민들보다 보험료를 더 내야 하는 불이익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재해로 인한 농작물 재해는 농민 탓이 아닌데도 울산이나 전북에서 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보험료를 부담해야 하는 등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에서 '농업판 신연좌제'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이다.
이원택 의원은 "자연재해는 농민탓이 아닌데 자연재해가 많이 나면 손해율이 높아진다"며 "결국 누적손해율이 높은 지역의 농민들은 다른 지역의 농민들보다 더 많은 보험료를 낼 수 밖에 없는 구조는 대단히 불공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농어업재해보험법 개정을 통해 누적 손해율이 높은 지역에 대해서는 정부가 누적손해액을 경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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