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미 하원의장 해임으로 의회가 혼란에 빠진 가운데, 2024년 공화당 대통령 선거 후보로 가장 유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내 강경파인 짐 조던 법사위원장을 차기 하원의장으로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6일(현지시각)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본인이 운영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 소셜'에 "짐 조던 하원의원은 오하이오 제4선거구를 대표해 워싱턴 D.C로 매우 성공적인 여정을 떠나기 전부터 스타였다"며 "그는 하원의장이 될 것이며, 나의 완전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3일 미 하원은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에 대한 해임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의장 해임안 가결은 1789년 하원 설립 이래 234년 만에 처음 있는 사상 초유의 사건으로, 공화당내 강경파 8명이 해임에 찬성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에 공화당 내 강경파가 차기 하원의장을 맡을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미국 <AP> 통신은 "전직 대통령이자 (2024년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앞서있는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가 공화당에 대한 통제력을 보여주기 위해 진공 상태인 의회 리더십 상황을 이용해왔다"며 "공화당 하원은 심각한 균열을 겪고 있고 일부 의원들은 트럼프에게 자신들을 이끌어달라고 요청해왔다"고 보도했다.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하원의장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마조리 테일러 그린 의원, 트로이 넬스 의원 등 극우파로부터 나왔었다. 미국 헌법에는 원내 인사가 하원의장을 맡아야 한다는 규정이 없기 때문에 이같은 의견이 제기됐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통신은 넬스 의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조던 지지 발언 이후 "트럼프는 짐 조던을 지지하고 있고, 나는 의회가 우리 당의 지도자의 말을 들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해 트럼프의 하원의장 출마는 가능성이 낮아졌다.
매카시 의장 해임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한 조던 의원과 함께 하원 원내 총무를 맡고 있는 스티브 스컬리스 의원도 차기 의장 후보로 거론돼왔다. 통신은 "두 후보 모두 공화당의 극우파와 온건파의 지지를 필요로 한다"며 "트럼프의 지지로 스컬리스가 경선에서 탈락할지, 어느 쪽이 (의장) 문턱에 다다를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그런데 통신에 따르면 스컬리스 역시 트럼프와 가까운 인사다. 또 두 후보 모두 매카시 전 의장에 비하면 당 내에서 강경파로 꼽히고 있어 향후 예산 문제에서 민주당과 갈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두 후보 모두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 소극적인 편이기 때문에 지원 예산 삭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3일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에 반대하면서 전통적인 공화당 성향을 가지고 있는 비영리단체인 '디펜딩 데모크라시 투게더'(Defending Democracy Together)가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 매우 찬성하면 A, 극단적으로 반대하면 F로 상정하고 의원들을 A부터 F까지 6단계로 분류한 보고서 내용을 보도했는데, 이 보고서에서 스컬리스의 경우 B등급을, 조던 위원장은 F 등급을 받은 바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미국인들의 찬성 여론이 이전에 비해 감소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5일 <로이터> 통신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와 지난 3~4일 미국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1%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에 찬성했지만 35%는 동의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5월에 비해 다소 차이를 보였는데, 당시 지원을 찬성한다는 응답은 46%, 반대한다는 응답은 29%로 집계됐다. 민주당 지지자들 중에서도 지원 찬성 의견이 5월 조사 61%에서 이번 조사 59%로 다소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엘리자베스 호프만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의회·정부 담당 국장은 이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무기 지원에 대한 지지 하락은 의회의 지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추가 지원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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