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SOC 예산 삭감과 관련해 국회 심의 단계에서 현안의 우선순위에 따라 최대한 예산을 복원해야 한다는 정치권과 각계의 주장이 나왔다.
또 전북도민들도 이번 기회에 지역과 국익에 부응하는 전북의 안(案)을 만들어 정부에 먼저 제시하는 등 새만금 대전환의 방향을 모색해 볼만 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프레시안> 전북취재본부는 26일 오후 2시 베스트웨스턴 플러스 전주호텔에서 각급 기관·단체장과 도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새만금과 전북의 미래’라는 주제와 관련한 긴급 대토론회를 가졌다.
최인 전북취재본부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긴급토론회에서는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이 기조발제에 나섰으며,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의원이 ‘새만금 SOC 예산삭감과 대응방안’에 대해 제1주제발표를, 우석대 황태규 교수가 ‘전북정책에 대한 성찰과 특별도 브랜드산업 정책의 방향’에 대해 제2주제발표를 했다.
이원택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제4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보궐선거가 같은 날 같은 시간에 국회 본관 제4회의장에서 갑자기 실시함에 따라 불가피하게 영상을 통해 주제발표에 나섰다.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은 이날 발제에서 “희망의 꼭짓점에서 잼버리 파행 이후 새만금 SOC 예산이 삭감되는 등 도민들이 많이 아파한다”며 “이럴 때에 새만금 개발에 대해 깊이 있게 성찰하고 방향을 잘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택 의원은 영상 발표를 통해 “새만금 SOC와 잼버리는 전혀 무관함에도 마치 보복이라도 하듯 예산을 칼질했다”며 “결국 새만금 SOC 예산 삭감과 SOC 사업 재검토는 잼버리 파행 책임을 새만금에 뒤집어 씌우려는 보복성”이라고 주장했다.
황태규 우석대 교수는 “전북의 현실과 관련해 절대적인 인구소멸지역이라고 진단하고 해방 전과 비교해 179만명으로 인구는 동일하며 행정구역 개편후 인구가 감소한 전국 3대 지역 가운데 하나로 인구감소율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27%를 기록한 곳”이라고 분석했다.
기조발제와 주제발표를 놓고 김영기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지방자치연구소장과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조석현 전북대 교수, 박수진 우석대 교수, 최관규 군산경제포험 대표 등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김영기 소장은 “새만금잼버리의 파행 원인을 찾는 게 중요한데 정치인들은 서로 상대가 잘못했다고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한 등 책임지는 정치인의 자세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며 “새만금 예산 삭감 역시 그동안 정치인은 무엇을 하다 이제 와서 예산이 삭감되니 허둥지둥 삭발하고 상경투쟁에 나서느냐”고 비판했다.
김 소장은 “전북이 위기때마다 모면하려 애쓰려 했지만 이제 답을 찾아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차제에 새만금 해수유통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현실적인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도 “새만금 SOC 예산 삭감은 보복성이자 정치적 책임 떠넘기기임에 틀림없다”며 “정치권에서 삭발하고 상경투쟁하는 것도 구시대 유물인 만큼 새만금의 한계 상황을 냉철히 성찰하고 반성하며 제대로 봐야 할 때”라고 피력했다.
이 대표는 “정치인은 반성하지 않는다”며 “그렇다고 해서 새만금 예산 삭감을 빌미로 대한민국 예산을 올 스톱 시키겠다는 것에 대해 다른 지역에서는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정현 대표는 “이번 기회에 전북도민들도 새만금의 대전환에 대해 고민하고 방향을 모색해야 할 때”라며 “어떤 방향에 현실적으로 전북에 이익이 되는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정권이 바뀌더라도 더 이상 흔들리지 않는 계획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에 최관규 군산경제포럼 대표는 “전북의 새만금에 대해 다른 지역에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이해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등 대한민국 전체가 이해할 수 있는 새만금을 만들어 가야 한다”며 “공항과 항만, 철도 등의 SOC 사업은 지역발전을 위한 기본 중의 기본 사업인 만큼 반드시 새 기본계획(MP)에 반영·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당위론을 펼쳤다.
최 대표는 “SOC 예산 삭감은 균형발전의 의지를 철회했다는 뜻과 같다”며 “새만금 정체성 확립 차원에서 전북과 대한민국의 역사적인 사업임을 명확히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석현 전북대 교수는 “세계의 식품시장은 대단히 크다. 9040조 원에 달하며 최근 수년 동안 연평균 2.1%의 성장률을 구가해왔다”며 “특히 푸드테크와 그란바이오 산업 시장은 약 61조원, 연간 30% 이상씩 급성장하고 있어 전북의 식품허브를 향한 목표는 아주 잘 잡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 교수는 “전북의 농생명 분야 키워드는 아주 잘 잡은 것 같다”며 “다만 전북의 관련 인프라가 세계 최고임에도 변화를 체감하지 못할 정도여서 지속적으로 인프라를 활용한 성장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수진 우석대 교수도 “황태규 교수의 식품산업과 관련한 주제발표에 공감한다”며 “식품산업은 전북의 대표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 전북의 향후 위상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전북이 새로운 분야나 자원을 찾아 새롭게 시도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갖고 있는 것, 다시 말하면 식품산업 등을 견고하게 지켜 나가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며 “이런 조각들을 잘 정렬하고 잘 병합하여 전북특별자치도의 자원으로 만들어 나가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는 추석 명절 연휴를 앞두고 있음에도 각계 인사와 2030새대 등 200여 명이 대거 몰려 100여석의 행사장을 비좁게 만드는 등 열기로 가득했다. 참석자들은 행사장 뒤편에서 스탠딩 청취에 나서는가 하면 꼼꼼히 대안을 적는 풍경도 연출되는 등 2시간 30분 내내 진지하고 뜨거운 분위기를 이어갔다.
최인 전북취재본부장은 “새만금잼버리 대회의 파행 이후 새만금 SOC 예산이 대거 삭감되는 등 새만금과 전북의 미래를 걱정하는 정치권과 학계, 시민사회 단체의 목소리가 커가고 있어 언론의 사명에 충실하자는 취지에서 각계 전문가를 모시고 긴급 대토론회를 가지게 되었다”며 “오늘 제시된 중요한 대안과 방향이 정부와 전북도의 정책 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후속 보도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프레시안 전북취재본부>는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새만금과 전북의 미래에 대해 심층 보도를 이어갈 계획이며, 지역발전과 도민행복, 소외된 약자를 위한 언론의 사명을 충실히 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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