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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챗봇이 답했다…“조직위 준비 부족이 잼버리 부실 운영을 초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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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챗봇이 답했다…“조직위 준비 부족이 잼버리 부실 운영을 초래했습니다”

[새만금잼버리 리포트 23] 구글 AI 챗봇 ‘바드’에 파행 직접 원인 물어보니…

인공지능(AI)은 새만금잼버리 파행의 직접원인과 책임에 대해 어떤 답변을 내놓을까? 엄청난 정보량을 토대로 지역감정이나 억측을 배제한 채 객관적인 시각으로 사태를 분석할 것이라는 생각에 <프레시안>은 AI의 답변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구글이 개발한 인공지능형 대화 모델인 '바드(BARD)'에게 아주 간단한 명령어를 넣어 보았다.

질문은 이랬다. "새만금 잼버리 파행의 직접적인 원인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누가 얼마의 책임을 져야 하는가?"

AI 챗봇인 ‘바드’는 구글이 개발한 대규모 언어모델 팜2를 기반으로 한다. 5300억 개의 매개변수를 바탕으로 과학이나 수학에 대한 추론뿐 아니라 코딩과 이미지 작업도 수행할 수 있다.

구글 검색에서 이용되는 100개 이상의 언어를 지원하며, 2023년 3월 영문 버전이 공개된 이후 5월 10일 한국어와 일본어 버전을 포함하여 전세계 180개국에서 전면적으로 공개되었다.

바드(BARD)의 답변은 ‘새만금 잼버리 파행의 직접적인 원인은 다음과 같다’는 말로 시작됐고, ‘야영지 조성 지연’과 ‘준비 부족’, ‘부실한 컨트롤타워’ 등 3개 분야로 나눠 각각 150자 내외, 총 647자의 답변을 했다.

즉 인공지능은 새만금잼버리 파행의 직접적인 원인을 3가지로 보고 있는 셈이다.

▲새만금잼버리 야영장이 조기 퇴영으로 텅 비어 있는 모습 ⓒ연합뉴스

분야별 답변은 이랬다. 첫 번째 ‘야영지 조성 지연’에 대한 AI의 답변이다.

“새만금 잼버리 야영지는 2022년 12월에 조성이 완료되었으나, 2023년 5월부터 7월까지 이어진 폭우로 인해 배수로가 제대로 설치되지 못해 토사가 유실되고 침수되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이로 인해 야영지 내 화장실과 샤워실이 사용할 수 없게 되고, 식당과 매점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는 등 각종 불편이 초래되었습니다.”

AI는 잼버리 파행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야영지 조성이 늦어졌고, 폭우가 쏟아졌지만 배수로를 부적절하게 설치해 토사가 유실되고 침수되는 문제가 발생했고 화장실과 샤워실 위생 논란까지 이어졌다고 분석한 셈이다.

파행의 직접 원인을 ‘야영지 조성 지연 → 폭우 → 배수로 부적정 설치 → 유실과 침수’ 등의 과정을 거쳐 급기야 화장실과 샤워실 등 위생 문제를 낳았다고 본 것이다.

이 답변에는 모두가 공감한다. 다만 두 차례의 폭우는 천재지변이었지만 전북도 등이 적극 대응에 나섰다. 화장실과 샤워실 문제는 청소 부실 등 관리의 허점을 명확하게 노출했다는 점에서 인재임에 틀림없다.

▲화장실과 샤워실 위생 문제 등으로 영국 대원들이 8월 6일 전북 부안군 야영장에서 철수를 위해 짐을 옳기고 있다. ⓒ연합뉴스

바드(BARD)는 잼버리 파행의 직접적인 두 번째 원인으로 ‘준비 부족’을 꼽았다.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야영지 조성 지연에도 불구하고, 준비 부족으로 인해 각종 부실 운영을 초래했습니다. 예를 들어, 화장실과 샤워실의 위생 상태가 좋지 않았고, 식사의 질이 낮았으며, 폭염에 대비한 대책이 미흡했습니다. 또한, 의료 지원도 부족하여 온열 질환자가 속출하는 등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AI는 조직위의 준비부족으로 각종 부실운영을 초래했다고 확실하게 답했다. 영국과 미국 대원들이 조기 퇴영에 나선 직접적인 이유이자 잼버리 파행의 근원으로 지적된 위생과 폭염, 의료, 음식 등의 문제를 확실하게 지목하며 조직위의 문제였다고 직답한 것이다.

위생과 폭염, 의료, 해충, 음식 등의 문제는 조직위의 업무이다. 이와 관련한 각종 계약사무 역시 조직위가 주관하여 체결했다.

예를 들어 조직위는 ‘잼버리 급식, 매점(편의점) 및 운영요원 식음료 서비스 운영 용역’은 물론 ‘새만금 잼버리 폭염 대비 생수 구입’, ‘잼버리 영내 병원의료 재료 및 소모품 등 구입’ 외에 ‘잼버리 야영장 해충 관련 조사 분석 용역’과 ‘잼버리 병원 내 의약품 등 구입’까지 모두 계약을 주관했다.

인공지능은 잼버리 파행의 직접적인 원인(준비 부족)과 그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조직위), 그리고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 정확히 꿰뚫고 있는 셈이다.

바드(BARD)가 답변한 잼버리 파행의 직접적인 원인 세 번째는 ‘부실한 컨트롤타워’였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8월 1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새만금 잼버리 비상대책반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습니다. 조직위원회는 중앙정부, 전라북도, 군산시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조직이었으나, 각 기관 간의 협조가 원활하지 못해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혼선이 발생했습니다.”

이 또한 조직위 문제로 본 것이다. 답변은 새만금잼버리 특별법상 업무분장과 권한을 살펴봐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새만금잼버리 특별법을 토대로 잼버리의 업무 문장을 살펴보면 ‘조직위’와 ‘여가부 장관’, ‘집행위’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조직위는 여가부 장관이 위원장이고, 특별법상의 국가 등 지원 요청(제6조)과 자금 차입(제10조), 공무원 파견 요청(제15조), 사업계획서 및 예산서 작성 보고(제19조), 결산보고서 제출(제20조), 시설 설치 이용계획 수립과 정부지원위원회 보고, 이용계획 고시(제23조) 등을 총괄했다.

또 여가부 장관은 조직위 설립 인가(제5조), 자금차입 승인원(제10조), 사업계획서 및 예산서 승인권(제19조), 결산 보고(제20조), 정부지원위원회 부위원장(제22조), 시설설치 이용계획 승인권과 정부지원위 보고(제23조) 등 주요 업무를 맡았다.

결국 여가부 장관이 조직위원장으로서 각종 계획 등의 수립권과 수립된 계획의 승인권을 모두 쥐고 있었다.

반면에 집행위원회는 전북도지사가 위원장이지만 정부지원위 부위원장(제22조)과 시설설치 이용계획 수립(제23조) 등의 권한만 쥐고 있었다.

바드(BARD)는 “이러한 직접적인 원인(조직위의 컨트롤타워 혼선)으로 인해 새만금 잼버리는 파행으로 이어졌다”며 “누가 얼마의 책임을 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고 답변했다.

“여성가족부는 야영지 조성 지연의 책임을 전라북도에 돌리고 있습니다. 전라북도는 야영지 조성 지연이 정부의 예산 지원 지연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잼버리 조직위원회의 준비 부족과 컨트롤타워 부재에 대해서도 각 기관이 책임을 공유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결국, 새만금 잼버리 파행의 책임은 정부, 전라북도, 잼버리 조직위원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AI는 ‘누가 얼마의 책임을 져야 하느냐“는 질문에 각 기관의 책임 공유를 언급한 후 ’중론‘이라고 답변했다. 결국 똑 떨어지는 책임의 분담은 어렵다는 말인데, AI는 중론이라는 단어로 정확한 답변을 피해갔다.

하나의 업무를 놓고 정확히 몇 %의 책임을 논하기란 인간도 AI도 쉽지 않은 일이다. 결국 책임론은 권한을 많이 쥐었던 쪽이 더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적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올해 3월에 출시된 챗GPT에도 같은 질문을 던졌다. 답변은 이랬다.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클리닉센터 현장 모습 ⓒ연합뉴스

“새만금 잼버리 파행의 직접적인 원인은 폭염으로 인한 참가자들의 건강 악화입니다. 잼버리 개최 기간 동안 새만금 지역은 최고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극심한 폭염을 기록했습니다. 이에 따라 참가자들은 탈진, 열사병, 식중독 등의 건강 문제를 겪었습니다.”

“잼버리 파행의 직접적인 원인은 폭염이지만, 그 배경에는 조직위원회의 부실한 준비가 있습니다. 조직위원회는 잼버리 개최 1년 전부터 준비에 착수했지만, 예산 부족과 인력 부족 등으로 인해 제대로 된 준비를 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특히, 폭염에 대비한 대책 마련에 소홀했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조직위의 ‘준비 부실’은 바드(BARD)의 답변이나 챗GPT의 답변이 똑같았다. 다만 챗GPT의 답변은 너무 포괄적이고 ‘~이라는 평가가 있다’거나 ‘~이라는 비판이 있다’는 식의 전언이라는 점에서 구체적인 소개를 생략했다.

인공지능(AI)의 답변이 정답은 아니다. 생성 인공지능의 한계도 분명 존재한다. 부정확한 지식이 항상 있을 수 있고, 생성물을 검증하는 인간의 시각이 항상 투입된다. 정확한 명령어를 잘 입력해야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잼버리 파행과 관련해 명령어를 ‘직접적인 원인과 책임’으로 단순화 한 것도 이런 이유였다. 물론 직접적인 파행 원인을 언급한 AI의 답변 역시 그동안 노출된 정보를 토대로 한 것이라는 한계도 있다. 따라서 인간으로 구성된 감사원의 감사반이 잼버리 파행과 관련해 대대적인 감사 작업에 착수해 이의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그렇다 해도 AI챗봇이 말하는 ‘준비 부족’과 ‘부실한 컨트롤타워’ 등의 문제는 심각하게 반성하고 고민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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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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