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재 더불어민주장 정책위 부의장이 이달 11일 전북도청 앞에서 단식투쟁에 들어가려 하자 주변에서는 “건강해야 잘 싸울 수 있다”며 극구 만류한 것으로 알려진다.
2년여 전 아내에게 간을 공여한 이식수술을 한 병력이 있어 이를 걱정한 지인들의 당부였다.
하지만 최 부의장은 되레 “곡기는 내가 끊겠다. 당 대표께서는 건강을 챙겨 더 큰 싸움에 나서주시라”며 단식투쟁에 들어갔고 22일로 열하루 째 칼날 위의 비장한 각오로 천막농성과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임실 출신으로 완산고와 전북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한 최 부의장은 민주화 운동과 재야, 시민활동을 거쳐 정치권에 뛰어든 사람이다.
그의 이력 또한 간단치 않다. 전주아름다운가게 공동대표와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대통령자문 갈등조정특별위원회 위원, 노무현재단 전북지역위원회 공동대표, 문재인 대통령후보 전북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 등 시민운동가이자 정치인으로서 치열하게 살아왔다.
다양한 분야에서 질주해왔지만 방향은 언제나 같았다. 지역발전과 민주화의 진전 등 국민과 대중 중심의 정치를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철학이자 지론이고 삶의 방향이다.
단식 중인 그는 “마음이 무겁다”며 두 입술에 힘을 주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을 놓고 국회에서 가결과 부결의 아수라장이 됐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까닭이다.
그는 “당당히 부결시켜야 한다”며 “이것이 무지막지한 검찰, 신검부에 정당한 검찰권을 행사하라고 준엄하게 꾸짖는 길”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최 부의장은 지역 균형발전론자이다. 과거 경부 축의 거점개발에서 전북이 극심하게 소외된 만큼 낙후 전북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아야 한다며 전북 몫을 주장하는 것은 정당한 권리라는 입장이다.
“정부를 향한 전북도민들의 외침은 단순히 아쉬운 소리나 '봐 달라'는 하소연이 아니다. 그것은 수십 년 간 소외됐고 홀대 당했던 도민들이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는 목소리다. 어쩌면 일종의 채권자의 권리이다.”
최 부의장은 과거 환경운동을 할 때에는 새만금 사업을 반대했다. 환경단체의 반대는 수질개선 등 친환경적 추진의 발판을 깔았다는 점에서 도움이 됐다는 게 최근의 정론이다.
하지만 그도 “정부가 새만금 SOC 예산을 대거 칼질한 것은 무지막지한 보복정치”라며 “아주 잘못 된 것”이라고 정부를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단식 11일째인 그는 눕는 시간이 많아졌고 말수도 적어졌다. 허리와 무릎이 불편하고 낯선 어지럼증도 생기고 있다. 그래도 국민의 고통이나 이 대표의 상황을 생각하면 의지는 오히려 훨씬 불타오른다며 두 눈에 힘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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