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방문 당시 한국 자동차 브랜드인 현대자동차를 경호차량으로 이용했는데 북한 방송에서 이를 그대로 노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에서 현대차 로고를 그대로 드러낸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20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TV>는 이날 '조로(북러) 관계 발전의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한 사변적 계기'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김 위원장의 방러 행보를 전했다. 그런데 이 영상에서 김 위원장이 탄 차량을 현대자동차의 스타리아 차량이 호위하고 있는 모습이 나타났다.
해당 영상이 생방송이 아닌 편집본이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북한이 해당 로고를 지우거나 모자이크 또는 흐리게 처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내보낸 것을 두고 이전과 달라진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북한은 지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당시 경기장에 걸려있던 현대자동차 광고를 알아볼 수 없도록 처리해서 방송한 바 있다.
이를 두고 21일 기자들과 만난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의도에 대해 "분석을 해봐야 할 것 같다"면서도 "행사에서 공개적으로 (한국 브랜드를) 노출시킨 것은 흔하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이러한 행태에 대해 2021년 이후 남한과 사실상 다른 국가로 스스로를 인식하려는 경향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2021년 이후 북한은 '대한민국'이라는 용어를 종종 사용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김정은 위원장도 지난 8월 27일 해군사령부 방문 연설에서 한·미·일 정상회의에 대해 "미국과 일본, 대한민국 깡패우두머리들이 모여앉아 3자 사이의 각종 합동군사연습을 정기화한다는 것을 공표하고 그 실행에 착수했다"고 비난하며 '대한민국'이라는 단어를 사실상 처음 사용하기도 했다.
한편 통일부 당국자는 정부가 북한 주민으로 추정되는 사체 1구를 발견하여 인근 병원에 안치했다면서 북한에 판문점 남북통신선을 통해 입장을 알려달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정부는 9월 10일 인천 석모도 상리해안에서 북측 주민으로 보이는 사체 1구를 발견하여 인근 병원에 안치하고 있다. 신장 170cm, 남성이며, 배지 및 복장, 메모 등의 유류품으로 미루어볼 때 북측 주민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사체와 유류품을 판문점을 통해 9월 26일 15시 북측에 인도하고자 하니, 북측은 남북통신선을 통해 입장을 신속히 알려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북한은 남한에서 시신 인도 의사를 표시하면 1~6일 내에 답을 해오거나 아니면 무응답으로 대응해왔다. 2010년 이후 북한의 무응답으로 시신 인도가 거부되어 남한이 자체적으로 처리한 사례는 2017년 2건, 2019년 1건, 지난해 11월과 올해 6월 각각 1건이 있다.
북한 주민 시신이 발견될 경우 2000년부터 시행돼 온 '북한 주민 사체 처리 지침'에 근거해 통일부 장관이 북한에 통지한다. 군인의 경우 정전협정에 따라 처리하며 민간인은 북한 의사를 반영해서 처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이 계속 응답하지 않은 경우 시신은 발견 지역의 무연고자 묘지에 안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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