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도래지 훼손 등 환경 문제가 제기됐던 부산 대저대교가 협의 끝에 높이는 24m 낮춘 원안 노선으로 추진된다.
부산시는 '식만∼사상간(대저대교) 도로 건설사업'과 관련한 환경영향평가서(본안)를 낙동강유역환경청에 정식 제출하고 본격적으로 협의를 추진한다고 21일 밝혔다.
'식만∼사상간(대저대교) 도로 건설사업'은 2010년 4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통과로 사업타당성을 확보하고 2016년 4월 환경부(낙동강유역환경청)의 전략환경영향평가로 도로 노선을 확정 짓고도 철새도래지 훼손 논란으로 7년째 사업추진이 답보상태다.
이에 지난 2020년 12월 직·간접적인 이해당사자인 대저1, 2동과 삼락, 괘법동 주민대표를 제외하고 구성된 '겨울철새 공동조사·평가위원회'에서 대저대교 건설로 인한 겨울철새(큰고니) 등의 서식 환경영향 여부 평가만으로 4개의 대안 노선을 선정해 제시한 바 있다.
올해 1월에는 강서구와 사상구가 실시한 환경영향평가서(초안)에 대한 주민공람 결과 주민들은 원안 노선으로 조속한 착공을 요구(73.7%)하기도 했다.
그러나 4개의 대안 노선을 놓고 부산시와 환경단체가 ‘대저대교 최적노선 선정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하는 등 지속적으로 논의해왔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부산시는 이번 환경영향평가에서 기존 원안 노선과 4개 대안 노선(안)에 대해 도로 기능 및 이용 편의성, 시민의 안전과 환경적 측면을 종합 검토하고 주민·전문가 의견을 수렴한 결과 원안노선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우려하는 겨울철새 문제에 대해서는 낙동강 일대가 큰고니 등 겨울철새 도래지로서 보전되어야 함을 충분히 감안해 철새 활동 보장, 서식지 확대 등의 환경영향 저감 방안을 추가 마련했다고 밝혔다.
겨울철새 영향 저감 방안으로 사장교에서 평면교로 변경해 철새 비행에 방해가 될 수 있는 교량 구조물의 높이를 48m에서 24m로 낮춰 직선으로 건설하고 고니류의 서식지 보강을 위해 교량이 지나가는 인근 삼락과 대저생태공원에 각각 25만㎡, 74만㎡ 규모의 대체서식지(대형습지, 먹이터, 습지개선 등)를 조성한다.
특히 대저생태공원에 추가로 조성될 대형습지를 습지보호지역(습지주변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고니류 도래 기간(11월중순~2월말)에는 사람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는 등 사후관리를 강화하면 대저대교 건설 이후에도 큰고니를 포함한 겨울철새의 개체 수가 오히려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과거 을숙도대교 건설 시에도 환경단체와 조류전문가들의 반발이 심했으나 교량의 높이를 50m에서 25m로 낮추고 을숙도 생태계 복원사업을 추진해 이후 을숙도의 큰고니 개체가 증가한 것이 좋은 선례가 됐다”라고 전했다.
이어 “지역주민들이 간절히 원했던 도로사업임에도 오랜 기간 제자리걸음이었던 '식만~사상간(대저대교) 도로건설사업'이 환경과의 공존이라는 해법을 찾아 추진하게 돼 반갑게 생각한다”라며 “앞으로도 사람과 환경이 상생하는 지속 가능한 개발에 가치를 두고 그린스마트 도시 부산을 만들어 가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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