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가 단식농성 중 병원 이송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조롱에 가까운 공격을 이어갔다. 당초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카운터파트'인 이 대표의 병문안을 갈 가능성도 거론됐으나 거의 무산되는 분위기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 단식에 대해 "국민을 설득하지는 못했지만 방탄이라는 소기의 목적에는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며 "민주당에서는 이 대표 단식에 비판하거나 체포동의안 가결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사라지더니 병원에 입원한 당 대표를 감옥에 보낼 수 없다는 동정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윤 원내대표는 "민생을 챙겨야 할 정기국회의 시간이 방탄이라는 뻔한 목적지에 다다르기 위해 정쟁의 시간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에 대해 분명히 유감을 표한다"며 "민주당은 국민들께서 던지는 싸늘한 눈길을 염두에 두고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 임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앞서 이 대표가 전날 단식 19일차에 병원으로 옮겨지면서 김 대표 등 여당 지도부가 이 대표를 찾아볼 가능성이 거론됐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 병문안 계획을 묻는 말에 "여러분께서 관심 갖고 계시고 또한 정치의 복원이라는 면에서 검토할 부분이 있다"며 "당내에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유 대변인은 하루만인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 병문안을 갈 것인가'라는 질문에 "여러 검토를 거쳤지만 이분의 단식이 국민들에게는 결국 자기 사법리스크를 회피한 단식으로 인식되는 상황인데 이 상황에서 (김기현) 대표가 병문안을 간다면 정치적인 화합이나 대화를 위한 변화의 장이 돼야 되는데 그럴 가능성이 없지 않나"라며 "현재까지 (병문안을 가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을 바꿨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가짜뉴스 근절 입법청원 긴급 공청회' 뒤 기자들과 만나 오후 5시로 예정된 울산 당정협의회 참석 때문에 기차를 타야 해 시간이 없다며 '이 대표 병문안 계획이 있나'라는 질문에 답을 하지 않고 급하게 자리를 떠났다.
오히려 김 대표는 이날 공청회 모두발언에서 "'후쿠시마 오염수가 처리되고 방류되면 큰일 난다'고 외치던 사람이 알고 보니 횟집에 가서 회 먹었다고, '잘 먹었다'고 그랬다고 한다"며 이 대표가 단식 전날 회를 먹은 일을 언급했다.
당 비주류에 속하는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 병문안에 대해 "어쨌든 당 지도부에서는 병원이라도 한 번 가셨으면 좋겠다"며 "빈손이라도 가라. '아무것도 줄 수 없지만 그래도 얼굴 한 번 보기 위해 왔다'(고 하고) 가급적 지도부가 한번 찾아가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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