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아들 헌터 바이든이 총기 불법 소지 혐의로 기소되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에 부담이 가중됐다. 최근 미 하원이 헌터와 연관된 바이든 대통령 탄핵 조사까지 시작하며 아들 관련 겹악재에 직면한 형국이다.
14일(현지시각) 델라웨어주 연방법원에 제출된 공소장을 보면 데이비드 웨이스 특별검사는 지난 2018년 10월 마약 중독 사실을 고의로 숨기고 총기를 구매 및 소지한 혐의로 이날 헌터를 기소했다. 헌터는 지난 6월 연방검찰과 탈세 혐의에 대한 유죄를 인정하는 대신 총기 불법 소지 혐의에 대해선 기소를 피하는 거래에 합의했지만 7월 법원이 협상 세부 내용에 문제를 제기하며 무산됐다.
공화당은 도널드 트럼프 미 전 대통령이 기소 등 법적 문제에 직면할 때마다 헌터 문제를 들먹이며 주의를 돌려 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는 정치적이며 헌터에 대해선 봐주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헌터 기소 소식이 전해진 이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총기 혐의는 헌터 바이든이 저지른 범죄 중 유일하게 조 바이든과 연결되지 않은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영국 BBC 방송은 "헌터는 일부에서 80살의 대통령이 다음 세대를 위해 물러나라는 지속적 압력을 가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2021년 1월6일 미 의회의사당 폭동 관련 대선 결과 전복을 시도한 혐의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된 혐의들에 비하면 헌터가 받고 있는 혐의는 가벼운 편이지만 밋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은 전날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새로운 뉴스에 반응한다"며 파장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1월6일 의사당 난입은 오래된 뉴스"지만 헌터에 대한 조사는 새로운 뉴스라며 바이든 대통령에 해가 될 정치적 영향력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BBC는 유권자들이 오히려 혐의의 경중을 놓고 대조할 수 있는 점, 결국 출마하는 것은 헌터가 아니라 바이든 대통령이라는 점을 들어 공화당의 전략이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시작된 미 하원의 바이든 대통령 탄핵 조사도 헌터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 12일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하원의 관련 상임위원회에 바이든 대통령의 "권력 남용, (사법) 방해, 부패 혐의" 등에 대한 탄핵 조사 착수를 지시했다. 바이든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 부통령 재임 당시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업 부리스마 이사를 맡은 헌터가 부당 이득을 취했고 바이든 부통령은 부리스마의 부패 의혹 관련 우크라이나 검찰 수사를 무마하려 빅토르 쇼킨 당시 검찰총장을 해임하도록 우크라이나에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이 조사의 중심이다.
공화당은 다만 올해 1월 하원 다수당을 점한 뒤 내내 관련 조사를 벌였지만 탄핵 조사를 개시할 때까지도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상태다. 이언 샘스 백악관 감독·조사 담당 대변인은 소셜미디어(SNS)에 "하원 공화당이 대통령을 9달에 걸쳐 조사했지만 잘못이 있었다는 아무런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며 "최악의 극단 정치"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상원의 다수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탄핵이 실제로 이뤄질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미 CNN 방송은 탄핵 조사가 바이든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 고령에 대한 우려와 결합해 재선 도전에 "엄청난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송은 "관련 청문회 중계, 심지어 근거 없는 의혹들마저도 이미지를 손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탄핵이 실현되려면 하원에서 탄핵소추안 가결 뒤 상원의 탄핵심판에서 전체 의석수의 3분의 2가 동의해야 한다.
14일 공개된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41%의 응답자가 하원의 탄핵 조사를 지지한다고 답했고 35%는 반대, 24%는 확신할 수 없다고 답했다. 공화당원의 71%가 탄핵 조사를 지지한 데 반해 민주당원의 18%만이 지지 의사를 밝혔다. 해당 여론조사는 이달 8~14일 사이 미국인 4413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을 통해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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