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년 5개월 만에 러시아 아무르 주에 위치한 보스토니치 우주기지에서 만났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에 위성 기술과 관련한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13일(현지시각) 러시아 매체 <스푸트니크> 통신은 러시아 아무르 주 보스토니치 기지에서 김 위원장과 만난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가 북한의 위성 개발을 도와줄 것이냐는 질문에 "그래서 우리가 보스토니치 기지에 온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군사 기술 협력 문제가 논의될 수 있냐는 질문에 "우리는 모든 이슈에 대해 천천히 이야기할 것"이라며 "우리는 시간이 있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1시 경 기지에 도착했다. 미리 기지에 도착해있던 푸틴 대통령은 차량에서 내리는 김 위원장과 악수하며 간단한 인사를 나눴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에게 "빡빡한 일정 가운데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기지에 배치된 방명록에 "첫 우주정복자들을 낳은 로씨야(러시아)의 영광은 불멸할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펜을 챙기는 등 가까이서 보좌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인사를 나눈 양 정상은 기지 곳곳을 둘러보며 간간이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장소가 로켓을 발사하는 기지인 만큼, 위성 및 발사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기지의 몇몇 핵심 시설에 대해 눈에 띄게 관심을 보였다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해당 기지를 시찰한 외국 정상은 김 위원장이 처음이 아니다. 러시아 매체 <인테르팍스>는 알렉산더 루카센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미얀마에서 쿠데타를 일으킨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도 기지에 방문한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시찰 이후 양 정상은 본격적인 회담을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러시아와 관계가 우리에게 최우선"이라며 "우리는 언제나 제국주의에 맞서 러시아와 함께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우리는 러시아와 관계를 좀 더 발전시키고 싶다"며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정부의 결정을 언제나 지지해왔고 함께해왔다"고 말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에서 다시 만나 기쁘다"며 "약속한 대로 우리의 새로운 로켓 발사 기지인 보스토니치 기지에서 만나게 됐다"고 화답했다.
그는 "오늘 회담에서 경제 협력, 인도적 협력 등 여러가지 분야에 대해 협의하려 한다"며 "조선반도(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야기할 것들이 많다"고 말했다.
매체에 따르면 회담은 약 3시간 정도로 예정돼 있다. 크렘린궁에서 앞서 밝혔듯 정상회담 이후 별도의 기자회견은 예정돼있지 않은 상황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0일 북한을 출발해 12일 오전 6시경 북러 국경지역인 하산에 도착했다. 이후 13일 오전 기지 인근 기차역에 도착한 뒤 차량으로 기지까지 이동했다. 최소 50시간 이상 열차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지난 2019년 4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회담 당시 약 11시간 정도를 이동한 것과 비교해보면 상대적으로 장시간 움직인 셈이다. 김 위원장은 2019년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북한에서 하노이까지 열차로 약 66시간 이동한 바 있다.
한편 북한은 이날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우리 군은 오늘(9.13. 수) 11시 43분경부터 11시 53분경까지 북한이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각각 650여 km를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하였으며, 세부제원 등은 한미 정보당국이 종합적으로 정밀 분석 중에 있다"고 전했다.
합참은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 행위"라며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임을 강력히 규탄하며,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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