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제3자뇌물 혐의로 입건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에 2차 출석해 "검찰은 검사와 수사관 수십여 명을 동원해 조사했지만 증거 단 하나도 찾지 못했다. 그 이유는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12일 오전 1시 20분께 수원지검에 도착해 후문 앞에 있는 지지자들에게 인사한 뒤 청사 내 마련된 포토라인에 서서 "두 번째 검찰 출석인데 오늘은 대북송금에 제가 관련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는지 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2년 동안 변호사비 대납, 스마트비 대납, 방북비 대납 등 주제를 바꿔가며 수백 명을 동원해 수백번 압수수색하고 수백명을 조사했지만 증거는 단 하나도 찾지 못했다"며 "그 이유는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에 방문해 사진 한 장 찍어보겠다고 생면부지의 얼굴도 모르는 조폭, 불법 사채업자 출신의 부패 기업가한테 100억 원이나 되는 세금을 북한에 대신 내주라고 하는 그런 중대 범죄를 저지를(만큼) 제가 어리석지 않다"며 "저를 아무리 범죄자인 것처럼 만들어보려고 해도 없는 사실이 만들어질 수는 없다. 국민이, 그리고 역사가 판단하고 심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권력을 맡긴 이유는 더 나은 국민들의 삶을 도모하고 더 나은 나라를 만들라는 것이지, '내가 국가다'라는 생각으로 권력을 사유화해 정적 제거나 폭력적 지배를 하기 위한 수단이 결코 아니다"며 "국민들께서 겪고 계시는 어려운 민생과 경제를 챙기고, 아시아의 발판으로 변해가는 한반도의 평화 위기를 방치하지 말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조금 더 주력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정권은 짧고 국민과 역사는 영원한 것이다"라고 말하며 청사로 걸음을 옮겼다. 이어진 취재진의 '대북송금 관련 공문에 도지사가 직접 결재했다고 하는데 사실이 맞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하며 청사 내로 들어갔다.
한편 검찰은 최근 이 대표를 제3자뇌물 혐의로 입건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방북 추진 과정에서 북한 측이 요구한 방북 비용 300만 달러를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대납하는데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출석으로 인해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으로 한 차례, 위례·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두 차례,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한 차례 등 검찰 소환조사를 받은 데 이어,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관련 의혹으로 이날까지 두 차례 검찰 소환조사를 받으면서 6번째 검찰 소환조사를 받게 됐다.
이날 청사 주변에는 이 대표 지지자 및 보수성향 시민단체가 모여 집회를 벌이면서 경찰 인력 500여 명이 투입된 상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