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로 가고 있는 고즈넉한 지리산 골짜기가 모처럼 인파로 북적였다.
여름 휴가철이 지난 터라 한적한 전북 남원의 한 면소재지가 농악소리와 국악 판소리, 섹소폰소리 등이 어우러져 하늘을 갈랐다.
전북 남원시 산내초등학교 개교100주년을 기념하는 '화합 한마당'이 9일 오후 학교 교정에서 열렸다.
따갑게 내리쬐는 가을볕 속에도 무대 앞에는 경품이 쌓이고, 화환이 빼곡히 들어차 얼핏봐도 예사롭지 않은 잔치집 분위기였다.
행사에는 출향인사 등 백발이 허연 동문들과 함께 최경식 남원시장을 비롯한 각급 정치인사들, 그리고 지역 기관 단체장 등 1000여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산내면 농악단 공연과 함께 동문들로 구성된 섹소폰 동호회 회원들의 연주로 식전 분위기는 한껏 달아 올랐다.
이어 한때는 국악계를 주름잡았던 이곳 출신 국악인들로 구성된 '세자매 국악공연'으로 본격 시작을 알렸다.
기념비 제막에 이어 기념식에서는 초·중학교 발전기금 전달과 함께 고향사랑 기부제 행사, 영·유아 사업기금 전달행사 등이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고향에서 자라는 영·유아를 지원하자는 취지의 '영·유아 사업기금'은 큰 의미를 시사하기도 했다.
이 기금은 지방소멸시대를 맞고 있는 농촌지역에 유아와 어린이들이 성장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자는 취지의 고향사랑운동이다.
최재식 동창회장은 "아이들을 키울수 없는 환경 속에 폐교라도 막아보자는 취지에서 기금을 마련하게 됐다"며 "아직은 부족하지만 점차 확대해 어린이들이 떠나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만들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이곳 산내초등학교 학생수는 현재 80명. 인근 대안학교 학생 수 52명을 합치면 이곳 초·중학교 학생 수는 여느 중소도시에 비해 결코 적지 않음을 알 수있다.
이어진 축하무대에는 개그맨 김정렬씨의 사회로 가수 강진, 김연자, 개그맨 이용식, 이수민, 원혁씨 등이 흥겨운 입담과 공연으로 자리를 빛냈다.
또 인근 실상사에서 마련한 우주예술 프로젝트 '나만의 생명평화 무늬만들기' 예술체험 행사장도 눈길을 끌었다.
[미니인터뷰] 최재식 총동창회장
"지방소멸시대에 다른지역에 비해 학생 수가 유지되고 있는 것은 동문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입니다."
최재식 회장은 "우리 동문들은 모두가 지리산의 정기를 받은 소꿉동무"라며서 "100년이 역사속에 쌓아온 동문들의 훌륭한 업적을 디딤돌로 새로운 100년을 준비할 때"라고 강조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라는 최 회장은 "기수별 모임을 중심으로 우수한 전통을 계승하는 새로운 100년 향해 가는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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