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사관학교(이하 육사)에 위치한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를 결정하며 편향된 과거사 인식을 보여준 국방부가 다른 사안의 역사 인식에서도 미비점을 드러내고 있다.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의 근거가 역사 해석에 있다는 점에 비춰봤을 때, 국방부 결정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7일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육사의 뿌리를 '국방경비대사관학교'라고 언급한 데 대해 "1946년에 태릉에서 개교한 국방경비대사관학교가 1948년 육군사관학교의 전신이라는 의미로 답변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 대변인은 "육사는 1945년 설립된 군사영어학교를 모체로 해서 국방경비대사관학교, 조선경비대사관학교를 거쳐서 1948년 대한민국 육군사관학교로 정식 출범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장관은 "육사의 정신적 뿌리는 신흥무관학교인가 아니면 국방경비사관학교(국방경비대사관학교)인가"라는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의 질문에 "육사에 대한 것은 국방경비사관학교(국방경비대사관학교)로 보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이에 안 의원이 광복군과 신흥무관학교를 부정하는 것은 반헌법적, 반국가적 발상 아니냐고 지적했고 이 장관은 "육사에 관해 한정해서 말씀한 것 아니냐"라며 "육사가 대한민국이 처음 시작하는 것과 일치하지 않지 않냐"라고 말했다.
이 장관의 답변이 육사의 뿌리를 어디로 보냐는 안 의원의 질문과 맥이 안맞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전 대변인은 "(장관의 답변은) 육사의 전신, 그러니까 육사에 한정해서 말씀드린다(는 것)"이라며 "국군의 정신적 뿌리, 토대는 광복군, 독립군에 있다"라고 답했다.
국방부는 6일 저녁 이 장관의 답변과 관련한 입장문에서 "1948년 육군사관학교 개교 이전에 대한제국육군무관학교, 신흥무관학교, 임시육군무관학교 등 육사의 연원이 된 다수의 무관학교들이 있었다"고 수습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국방부는 윤봉길 흉상 등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인물들에 대해 잘못된 설명을 기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일보>는 6일 윤봉길 의사와 관련한 국방부의 설명에서 순국 장소가 잘못 표기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설명문에서 윤 의사가 1932년 12월 19일 일본 오사카 형무소에서 순국했다고 명시돼 있는데, 실제 윤 의사는 오사카 형무소에 수감돼 있다가 사형 집행 하루 전에 가나자와 육군교도소로 이송돼 순국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어 설명문에 윤 의사가 '일본군 최고 사령관 시라카와 대장 등 주요 인사를 살상함'이라고 기술돼 있지만, 실제 시라카와를 일본군 최고 사령관이라고 보기는 다소 어렵고, 실제 1932년 중국 상하이 훙커우 공원에서 윤 의사가 폭탄을 투척했을 당시는 일본군 전체 최고 사령관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전 대변인은 "정확한 표현을 확인해서 오류를 바로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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