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가능성이 나오는 가운데 러시아 측은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미국은 북러 간 무기거래가 있을 경우 그에 따른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5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을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만날 예정이라는 <뉴욕타임스>의 보도가 사실이냐는 질문에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
다만 페스코프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오는 10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 예정인 '동방경제포럼'(EEF, Eastern Economic Forum)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12일에 본회의가 열린다면서 "흥미로운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앞서 4일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러시아에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무장된 열차를 이용해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며,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교 캠퍼스에 체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곳은 지난 2019년 2월 하노이에서 열렸던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두 달이 지난 4월에 북러 양 정상이 회담을 가졌던 장소다.
북러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양측은 무기 거래를 비롯한 관계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포탄과 대전차 미사일을 원하고 있고, 김 위원장은 러시아의 위성 및 핵추진 잠수함과 관련한 첨단 기술을 원한다"고 진단했다.
실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지난 7월 27일 정전협정체결일(북한식 전승절)을 맞아 북한에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나 '무장장비전시회-2023' 전시회장에 동행했다. 이를 두고 북한의 무기가 러시아에 수출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었다.
미국은 북러 간 이같은 움직임을 견제하고 있다. 5일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할 경우 "이는 북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며, 북한은 이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국의 소리> 방송이 전했다.
방송은 설리번 보좌관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북한의 러시아 군사 지원과 관련해 양국 간 논의가 활발히 진전되고 있다고 분석한다"며 "김정은 위원장은 이러한 논의가 정상급 회담까지 포함할 수 있는 지도자급에서 계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는 정보도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에 대해 국제사회가 표적 제재를 가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북한이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도록 설득하고, 다른 국가들도 같은 조치를 취하도록 하며, 북러 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논의에 대해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릴 기회를 계속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포탄을 러시아에 제공할 능력이 있냐는 질문에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전쟁물자에 대한 정보가 제한된다면서 "신중하게 살펴볼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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