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 남편 두 눈을 흉기로 찔러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부인에게 1심 재판부가 이례적으로 집행유예를 선고했지만, 검찰은 항소를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
2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대구지방검찰청은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A(46·여)씨의 1심 판결에 대해 항소를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 이유에 대해 A씨가 남편으로부터 딸을 보호하기 위해 범행에 이르게 된 점, 약 15년간 직업이 없는 남편을 대신해 가족을 부양한 점, 가족 모두 선처를 탄원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A씨는 지난 6월 집에서 잠든 남편 B씨의 두 눈을 흉기로 찌르고 잠에서 깨어난 B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다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히고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범행 며칠 전 딸이 아버지 B씨로부터 성추행당한 사실을 알게 돼 이에 격분 B씨를 살해하려 마음먹고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지난달 25일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하더라도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장기간 가족들에게 가정폭력을 행사해온 피해자가 딸을 여러 차례 추행해 딸을 보호하려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범행 발생에 피해자 책임도 어느 정도 있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집행유예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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