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을 '5포(포기) 예산'으로 규정하고 원안대로 통과시킬 수 없다는 방침을 밝혔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정부가 편성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원안 그대로 통과시킬 수 없다"며 "정부는 내년도 예산 총지출 증가액 6% 이상으로 늘려서 다시 국회에 제출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 29일 국무회의에서 올해보다 2.8% 증가한 656조9000억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역대 최소 증가 폭으로, 정부의 긴축 재정 기조를 반영한 결과다.
박 원내대표는 "저성장 경기 침체의 고통을 국민에게 떠넘긴 '국민 포기' 예산"이라며 "민주당은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이 '국민 포기', '민생 포기', '성장 포기', '평화 포기', '미래 포기', '5포 예산'으로 규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예산안을 '민생 포기' 예산안이라고 규정한 이유에 대해 "실질 소득이 줄어든 임금노동자와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 취약계층, 자영업자, 일터에서 땀 흘려 일하는 많은 국민을 실망시키고 재정의 성장 기여를 외면하고 있다"며 "실업 급여와 국민 취업제도의 구직 급여, 두루누리 사회보험료 지원 등 고용 안전망 예산을 삭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통일부 예산을 23%나 삭감했다"면서 "대통령의 평화적 통일 노력을 명시한 헌법조항을 사문화한 편협한 이념 예산이자 평화 포기 예산이다"이라고 했다.
아울러 "R&D(연구개발) 예산은 1991년 이후 33년 만에 무려 16%를 삭감했다. 외환 위기와 금융 위기 속에서도 우리 경제는 기술에 투자하면서 성장해왔다"면서 "성장 포기, 미래 포기 예산"이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우리 경제가 윤석열 정부 들어와서 경기 부진과 세수 부족 그리고 지출 감소, 경기 악화, 성장 잠재력 훼손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있다"며 "그런데 위기 극복의 처방을 보여주지 못하는 정부와 국민의힘의 경제 실력에 정말 나라 살림을 맡겨도 되는 건지 국민들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은 내수 회복과 투자 회복, 성장 회복의 3대 목표를 갖고 국민의 삶을 지키는 사람 중심의 예산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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