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외교장관이 5년 만에 중국 방문에 나섰다. 중국의 협조 없이 글로벌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대면 접촉을 통해 오해를 피해야 한다고 방문 배경을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30일(현지시각)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외교장관이 한정 중국 국무원 수석부총리와 만나 "양국이 오해를 피하기 위해 정기적인 대면 만남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양국 간 직면한 도전과 의견 차이를 해결하는 것이 모든 국가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정 부총리는 이에 대해 "상호 존중을 기반으로 실무적 부문에서 협력을 통해 양국 관계가 발전하길 희망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클레벌리 장관의 이번 방문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초청에 따라 이뤄졌다. 양국 관계는 보리스 존슨과 리즈 트러스 총리 시절에는 악화됐으나 수낵 정부가 들어서면서 점차적으로 완화하는 모양새를 보여왔다.
그런데 영국 의회는 이번 방문에 대해 탐탁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영국 방송 BBC는 "하원 외교위원회는 영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전략의 일관성이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미국 매체 <폴리티코>는 해당 위원회가 대만을 독립국가로 언급하는 보고서를 작성했다며, 클레벌리 장관의 방중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BBC는 클레벌리 장관이 이번 방문에 앞서 "신장과 티베트를 포함한 인권 문제와 홍콩에 대한 대우 문제, 영국 하원의원들을 상대로 한 중국의 제재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클레벌리 장관은 "기후 변화에서 팬데믹 예방, 경제 불안에서 핵 확산에 이르기까지 어떤 중요한 글로벌 문제도 중국 없이는 해결할 수 없다"며 이번 방중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그는 "중국의 규모와 역사, 그에 따른 세계적 측면의 중요성을 무시할 수 없다"면서도 "이는 국제사회에서의 책임이 뒤따르는 것이며 중국이 국제사회에서의 약속과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클레벌리 장관의 방중에 앞서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도 중국에 방문해 고위급 인사들과 접촉을 이어갔다. 29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은 러몬도 장관이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만나 중국과 디커플링(de-coupling, 탈동조화)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러몬도 장관은 이 자리에서 "바이든 정부는 중국의 발전을 억제할 뜻이 없다. 중국의 경제발전과 민생개선을 지지한다"며 "중국과 디커플링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정상적 무역 관계 유지를 위해 양국 관계의 안정적 발전을 추진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제 분야에서 양국이 상대국 기업에게 했던 제재에 대해서는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러몬도 장관은 인텔, 마이크론, 보잉 등 미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제재 조치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으나 중국 측으로부터 별다른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측이 행동에 나설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러몬도 장관은 중국이 군사적 사용 가능성이 있는 기술과 관련해 미국이 취하고 있는 수출통제를 해소하고 미국의 대중국 투자 제한 조치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는데, 이에 대해 "'노'(No)라고 답했다"며 "국가 안보 문제에서는 협상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의 제재에 대해서는 "근거가 없기 때문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면서도 미국의 수출통제에 대해서는 "명확하고 투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러몬도 장관은 베이징에서 상하이로 이동하는 기차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업인들로부터 중국이 투자하기 너무 위험하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있다"며 중국이 외국 기업에 대한 개방성과 안정성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중국 당국이 기업들에게 "아무 설명없이 엄청난 벌금을 부과하고 압수수색을 하고 있고 방첩법을 개정했다"며 "그래서 기업들이 다른 국가로 (사업체를) 옮기려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주미 중국대사관 류평위 대변인은 "중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7만 개의 미국 기업 대부분이 잔류를 원하고 있으며, 약 90%가 수익성이 있다"며 "중국 정부는 외국 기업의 시장 접근을 더욱 용이하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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