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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동네북'…잼버리 파행 구실로 '흰 코끼리' 전락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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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동네북'…잼버리 파행 구실로 '흰 코끼리' 전락 안 된다

[새만금잼버리 리포트 6] 단군 이래 최대 국책사업의 최대수모

새만금 예산이 난도질 당한 소식이 알려진 29일, 전북에서는 “기가 막히다”거나 “책임 떠넘기다 못해 전북도민들의 꿈과 희망마저 짓밟는 적반하장의 중앙부처 처사”라며 분노하는 목소리가 확산됐다.

단군 이래 최대 국책사업이 겪는 최대 수모이자 여권의 전북 책임론을 핑계삼은 ‘새만금 죽이기’라는 거친 비난까지 나왔다.

29일 전북 정치권에 따르면 새만금기본계획에 반영된 주요 SOC 10개 사업의 부처반영액은 6626억원이었으나 기재부 심사과정에서 대거 삭감되어 정부 최종안에는 5147억원(78%)이 축소된 1479억원만 반영되었다.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한 전북도의 내년도 국가예산 반영 규모 역시 7조9215억 원 정도로 올해 정부 예산안 반영액보다도 무려 3870억 원(4.7%)이 후퇴했다.

▲단군 이래 최대 국책사업이 겪는 최대 수모이자 전북 책임론을 핑계삼은 ‘새만금 죽이기’라는 거친 비난까지 나왔다. ⓒ프레시안

전북도 예산이 앞으로 가기는커녕 뒤로 후퇴한 사례는 전무한 상태이고, 새만금 예산이 70%이상 난도질 당한 것은 1991년 11월 첫 삽을 뜬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 전북도민들은 “한마디로 말이 안나온다”며 “차라리 국책사업이라 말하지 말라”고 비난수위를 높이고 있다.

잼버리 파행으로 인한 책임전가의 화살을 애꿎은 전북도 현안과 새만금이 맞을 것이란 우려가 현실로 다가온 셈이다.

전북도와 정치권은 시군과 삼각 공조를 토대로 체계적 대응에 나서 내년도 국가예산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잼버리 파행이라는 돌발변수가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쳐 대규모 난도질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잼버리 행사를 기점으로 여권과 재정 당국의 기류가 변화하며 결국 국책사업으로 추진하는 새만금사업에 여파가 미친 것이다.

특히 새만금기본계획(MP)에 반영되어 국책사업으로 추진 중인 주요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예산이 대폭 삭감되거나 아예 반영되지 않아 “정부가 단군 이래 최대 국책사업을 아예 포기한 것 아니냐”는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새만금 예산이 70%이상 난도질 당한 것은 1991년 11월 첫 삽을 뜬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는 지적이다. ⓒ프레시안

부처안에서 반영됐지만 기재부 심의에서 전액 삭감된 사업만 해도 새만금항 인입철도 건설(100억원)과 새만금 간선도로 건설(10억원) 등 낙후 전북의 미래를 예약하는 핵심 사업들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 새만금 국제공항(580억원→66억원), 새만금 신항만(1677억원→438억원), 새만금지구 내부개발 등 육해공의 입체적인 발전전략마저 포기하듯 주요 SOC사업이 통째로 난도질당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월 2일 전북 군산 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새만금 이차전지 투자협약식에 참석해 “새만금에 국내외 기업들이 마음껏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확약했음에도 기재부가 대거 칼질을 한 셈이어서 전북도민들은 크게 실망하고 있다.

▲새만금 동서도로 ⓒ

사회단체의 한 관계자는 “감사원이 감사하는 등 누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책임소재도 아직 가려지지 않은 상태”라며 “새만금 예산을 대폭 삭감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잼버리의 원죄는 전북와 새만금이라는 견고한 프레임이 씌워졌다”고 반발했다.

이 관계자는 “잼버리의 책임을 저야 한다면 여가부 등 중앙정부의 준비부족과 운영미숙이 더 큰 문제라는 것을 삼척동자도 잘 안다”며 “중앙정부의 책임을 뒤집어 씌우려고 새만금 예산부터 대거 칼질하고 나선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분노했다.

학계의 한 관계자도 “새만금은 단군 이래 최대 국책사업이고, 이는 지역 균형발전의 대전제 아래 추진해온 것”이라며 “잼버리 책임론을 전북에 떠넘기기 위해 국가적 과제인 균형발전을 포기한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새만금 사업과 잼버리 대회는 엄격히 따지면 구분을 해야 하는데, 부실 논란을 핑계로 가뜩이나 정치적 힘이 없는 전북을 희생양 삼아 미래 성장동력까지 짓밟는 꼴이라는 지적이다.

고위 공직자 출신의 K씨는 “새만금이 결코 처치 곤란한 애물단지의 ‘흰 코끼리’가 되어선 안 된다”며 “오히려 이런 때일수록 새만금 예산을 늘려 기반시설을 대폭 확충하는 공세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흰 코끼리’는 지극정성을 다해야 하지만 당장 나올 혜택은 없어 경제학적으로 애물단지나 무용지물, 성가신 물건 등을 말할 때 쓰는 단어이다.

전북 입장에서는 새만금을 위해 지극정성을 다했지만 오히려 국가예산의 계절이 오면 타 지역에서 새만금 예산을 눌러 자신의 지역구 예산을 챙긴다고 해서 동네북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런 동네북이 국가적인 애물단지의 ‘흰 코끼리’로 전락해 예산부터 각종 규제 혜택까지 몰수한다면 지역 균형발전은커녕 국가의 미래 동력까지 잃게 될 수 있다는 한탄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북에서는 특히 잼버리 부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여가부의 내년도 예산이 총 1조7153억원으로, 올해 예산(1조 5678억원)보다 9.4%(1475억원) 증가한 것과 관련해 “도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하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새만금 잼버리의 파행과 관련해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할 중앙부처의 예산을 증액해 줘 “정부가 사실상 전북 책임론에 무게를 실어준 꼴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전북도는 “도민들의 희망의 근거이자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인 새만금이 정쟁과 책임 공방의 무대가 된 점이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전북 정치권과 시군, 500만 전북인들과 함께 지혜와 힘을 모아 총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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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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