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작가 주호민 씨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초등학교 특수교육 교사에 대한 사건과 관련해 재판부가 주 작가의 녹음 파일 전부를 재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28일 수원지법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는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 A씨에 대한 3차 공판에서 이 같이 밝혔다.
곽 판사는 "필요한 부분만 골라 1~2분만 들을 생각은 없다"며 "말하는 뉘앙스나 전후 사정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씨에 대한 다음 공판은 오는 10월 30일 예정돼 있다. 이에 이날 녹음파일이 재생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주 작가가 초등학교 특수교사를 상대로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자신의 자녀를 정서적으로 학대했다며 지난해 9월 고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당시 주 작가 아들은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리는 행동을 해 학교폭력 사안으로 접수, 통합학급에서 특수학급으로 분리됐다.
이후 주 작가 부부는 아들 가방에 녹음기를 넣고 등교시켰고, 특수교사가 아들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한 정황이 포착됐다며 이를 근거로 지난해 9월 A씨를 고소했다.
해당 녹음파일에는 A씨가 지난해 9월 수업 시간에 주 작가의 아들(9)에게 한 발언을 포함해 수업 중 녹음된 2시간 30분 분량의 음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공소장에 따르면 음성 파일에는 "진짜 밉상이네",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 등의 A씨 음성이 담겨 있다.
이날 A씨 측 변호인은 "전체 상황과 맥락을 전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음성파일 일부만이 아닌 연속적으로 들어야 한다"며 "공소장 안에 있는 일부 발언은 혼잣말이었다. 이미 공소장 내용이 알려져 추가 가해 우려가 없는 만큼 공개 검증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씨 측 다른 변호인은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녹취록이 증거로 채택될 경우 향후 교사 직무 수행에 어려움이 우려되는 만큼, 재판부에서 신중하게 판달해달라는 의견을 전해왔다"고 주장했다.
실제 임 교육감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경기도교육청은 교사 모르게 녹음된 파일은 증거능력이 없어 유죄증거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신뢰가 깨진 학교현장에서 교사가 어떻게 학생들을 지도하고 직무수행을 할 수 있겠느냐"고 우려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곽 판사는 "당장 증거채택 여부에 대해 확답하기 어렵다"며 "판결을 통해 녹음 파일의 증거능력을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달 언론보도를 통해 이 사건이 알려진 뒤, 경기도교육청은 직위해제된 A씨를 지난 1일자로 복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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