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사관학교가 독립 영웅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육사 교정에서 철거키로 한 가운데, 국방부가 홍 장군에 대한 논란이 과거부터 있었다고 설명한 배경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과거 전광훈 목사 등 극우 인사들은 '홍범도=공산당' 설을 계속 주장해 왔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 25일 국회에 출석해 홍 장군 등 독립운동가 5인의 흉상 철거 문제와 관련해 "최근의 문제가 아니고, 지난해부터 검토되었던 것"이라며 "장교를 양성하는 그 기관(육사)에 공산주의 활동 경력이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되느냐 이런 문제도 있었고 여러 가지 논란이 있기 때문에 교내 기념물 정비하는 기회에 정리를 좀 하려고 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국방부와 육사가 잘 검토해 판단할 사항"이라고 했다. 육사의 흉상 이전은 국방부가 승인했고 용산이 묵인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장관이 "최근의 문제가 아니"라고 한 것과 관련해 과거 극우 인사들이 홍범도 장군에 대해 공격했던 부분이 주목된다. 홍범도 장군의 유해는 2년 전인 2021년 8월 15일 광복절에 한국에 송환됐고,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유해를 직접 맞으며 "우리에게 매우 의미 있는 귀환"이라고 했다. 홍 장군 서거 78년 만이다.
당시 극우 진영은 홍 장군의 '소련 공산당 가입' 이력을 부각하며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했다. 대표적인 인사가 전광훈 목사다. 유튜브 채널 <LGs-TV>에 따르면 '전광훈 목사의 홍범도 공산사상을 밣히다(밝히다의 오기)'라는 제목의 동영상에서 전 목사는 홍 장군 유해 송환 다음날 문 전 대통령을 비난했다.
"홍범도 장군에 대해서는 이 사람은 러시아의 장교 출신이다. 러시아 군대 소속이다. 그리고 이 사람이 오히려 독립군을 수도 없이 탄압하고 죽인 범인 중의 하나다. 자기 나름대로 일본군하고 싸웠다고 하지만, 그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 사람은 공산주의자 편에 서서 오히려 애국지사들을 죽인 공산주의자다. 이 사람을 이장을 시켜서, 세상에 유골을 한국에 가져와 대전 국립묘지에 재운다고 하면서 문재인이가 이 사람 앞에서 경례를 하면서 울었다. 공산주의자다 이 사람(문재인)은. 요런 짓을 계속 한다. 제주도 4.3사건 가서 연설해도 또 그 소리하고 오스트리아 연설해도 그소리하고. 가만히 보라. 문재인이 연설 할 때마다 내가 머리가 바짝바짝 설라고 그런다. 이번에도 아주 교묘하게 한다. 그래서 문재인을 간첩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드러난 상황에서 누가 문재인을 간첩이 아니라고, 간첩 아니라고 하는 사람 그 사람까지도 간첩이다. 내가 문재인 간첩이라고 해서 세번 감옥 갔다 왔지만 보라. 내 말이 맞잖나. 문재인 씨 한번 너알아TV 와. 나하고 공개토론 하자"
극우 인사로 윤석열 정부에서 장관급인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문수 위원장도 당시 2021년 8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홍범도. 자유시 참변 때 독립군 수백 명을 학살한 소련군에 가담하여 공을 세웠다고 레닌으로부터 권총·군복·상금까지 받고, 소련 공산당원이 됐습니다. 광복절·건국절에 이승만은 지워버리고, 소련공산당원 홍범도만 띄우는 문재인의 목적지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인가요"라고 비난한 바 있다.
홍 장군의 '소련 공산당' 가입 이력을 꾸준히 부각시켜 온 것은 극우 인사들이다. 국방부와 육사의 홍 장군 흉상 이전은 이같은 목소리를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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