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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특별법 뜯어보니…'여가부 장관 승인' 명시 조항 6곳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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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특별법 뜯어보니…'여가부 장관 승인' 명시 조항 6곳이나

[새만금잼버리 리포트 5] 총 34개 조항 특별법으로 본 권한과 책임

새만금잼버리의 파행을 놓고 누구의 잘못인지 따지는 정치권의 책임 공방이 뜨겁다. 하지만 공방의 대부분이 기록과 사실, 법을 토대로 하지 않고 정치적 이해와 득실에 따라 책임론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점에서 많은 지적이 일고 있다.

정부는 새만금잼버리 대회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2018년 12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지원 특별법'을 에 제정했다. 2017년 대회 유치가 결정되자 그해 4월에 법안이 발의돼 국회 상임위 심사를 거쳐 2018년 11월 29일 국회를 통과했다.

▲총 34조로 되어 있는 새만금 잼버리 특별법을 보면 각급 기관별 권한과 책임을 알 수 있다. ⓒ프레시안

국회가 승인하고 정부가 공포한 이 특별법에는 기관별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고 있다. 따라서 책임을 묻고 따지는데 특별법에 근거하는 것이 타당하다.

특별법은 ▲조직위 설립(제5조) ▲자금의 차입(제10조) ▲수익사업(제13조) ▲공무원 파견 요청(제17조) ▲예산서 등의 승인(제19조) 등은 물론 최근 논란이 심한 ▲관련 시설의 설치·이용 및 사후 활용 등에 관한 계획의 수립·시행(제23조)까지 "여가부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명시하고 있다.

총 34개 조항 중 무려 6개 조항에서 여가부 장관의 인가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등 사실상 여가부가 중요한 사항의 권한을 손에 쥔 총괄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한 셈이다.

책임론 공방을 뜨겁게 달궜던 '관련 시설의 설치·이용 및 사후 활용 등에 관한 계획'도 조직위와 전북도지사가 수립해 '여가부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새만금 잼버리 대원들이 프로그램을 찾아 이동을 하고 있다. ⓒ프레시안

또한 여가부 장관이 사업계획을 승인할 경우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미리 협의한 후 정부지원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제23조 2항)고 언급, 여가부와 정부지원위원회가 사전에 알지 못했다면 모든 사업 계획이 승인될 수 없는 구조다.

결국 조직위와 전북도가 관련 계획을 수립해 여가부에 올린 뒤, 여가부가 중앙부처와 정부지원위원회에 보고하고 승인을 하는 절차를 밟아야 모든 사업이 추진되는 과정이다.

책임론 공방의 불씨 역할을 했던 조직위 설립과 자금, 수익사업, 공무원 파견, 예산서 승인 등 주요 현안 역시 '여가부장관의 승인'을 거치도록 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또 특별법은 세계잼버리 휘장 등의 사용(제27조) 역시 '조직위원회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등 새만금잼버리 대회의 주요 권한을 여가부장관과 조직위의 승인 사항으로 명시하고 있다.

조지훈 전 전라북도경제통상진흥원장은 "여가부는 조직위의 설립인가, 조직위 임원 취임의 승인(정관 제8조), 조직위 자금차입 및 물자 도입 승인(특별법 제10조), 조직위 사업계획서 및 예산 승인(특별법 제19조, 정관 제34조), 조직위 정관 개정 허가 등을 총괄하는 업무를 맡았던 곳"이라고 말했다.

▲잼버리 기간 중에 폭염이 이어져 야영지의 텐트마다 하얀 천으로 가리고 있다. ⓒ프레시안

조직위 관련 조항은 특별법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곳이다. 전체 34조 중 제5조(조직위 설립)에서 제21조(잔여재산의 귀속)까지 17개 조항이 조직위와 관련한 권한 등을 담고 있다. 특별법의 앞 조항인 총칙과 뒤쪽의 벌칙 조항 등을 제외하면 '특별법이 조직위 특별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가 등의 지원을 담은 제6조를 보면 '조직위는 공공기관에 행정적·재정적인 협조와 지원, 그 밖에 필요한 편의 제공을 요청할 수 있으며, 해당 기관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최대한 협조해야 한다'라며 조직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조직위는 자발적으로 기탁되는 기부금품을 사용 목적에 부합하는 범위에서 접수할 수 있으며(제7조), 대테러와 안전대책 등을 위해 국가에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 자금의 차입이나 수익사업도 여가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진행할 수 있는 등 막강한 권한을 쥐고 있다.

반면 특별법에 명시된 전북도의 경우 권한보다 '책임'이나 '지원'에 치중되어 있다. '전북도지사'라는 단어는 제22조 '정부지원위원회'의 위원을 나열한 제2항에 끼어 있는 것이 첫 번째 언급이다.

두 번째 명시는 제23조 '관련 시설의 설치·이용 및 사후활용 등에 관한 계획의 수립·시행'에 있는데, 이 역시 '조직위와 전북도지사는 사업계획을 수립하여 여가부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라고 했다.

'도지사'라는 단어가 2회 거론되는 조항은 제29조 '권한의 위임'이다.

도지사는 세계잼버리 휘장 등의 업무와 관련해 위임된 사무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무를 처리하는 경우에는 해당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전북경찰청이 조기 퇴영하는 잼버리 대원들의 안전한 이동을 돕고 있다. ⓒ전북경찰청

특별법에 '도지사'라는 단어는 이와 같이 4회 언급에 불과했고, 권한보다는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도지사가 아니라 '지자체'로 명시한 조항도 사실상 전북도의 권한보다는 책임에 해당한다.

'국가와 지자체의 책무(제4조)', '국가 등의 지원(제6조)', '세계잼버리 관련 시설에 대한 지원 등(제24조)' 등에 국가 또는 지자체는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최대한 협조를 해야 하거나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식으로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 특별법 제6조(국가 등의 지원)에서 국가나 지자체(전북도 등)는 조직위의 설치와 운영, 세계잼버리의 준비와 운영, 세계잼버리 관련 시설의 유지와 관리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할 수 있다고 명시됐다.

조지훈 전 전북경제통상진흥원 원장은 "특별법 조항의 절반이 조직위 관련이고, 중요한 6개 조항에 '여가부 장관'의 위임이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식으로 되어 있다. 법적 권한과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분명하게 알 수 있는 대목"이라며 "조직 체계와 업무 분장만 봐도 진실이 보이는 만큼 전북도에 책임론의 덤터기를 씌우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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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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