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보다 맨발로 산책하는 사람이 훨씬 더 많은 '도심 속 체육공원'의 둘레길이 화제다.
전북 익산시 동서로에 있는 ‘배산체육공원’의 산책로가 바로 ‘도심 속 맨발 걷기’의 힐링 명소로 각광을 받고 있는 곳이다.
26일 오후 4시 배산체육공원 산책로에는 초등생부터 70~80대 주민들까지 많은 사람이 맨발로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이곳의 주말 평균 방문객은 대략 2000여명에 육박한다. 올 상반기만 해도 신발을 신고 산책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80% 이상이 맨발로 건강을 챙긴다는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간간이 신발을 신고 여유를 만끽하러 온 사람들도 이내 어색한 듯 신발을 벗어 손에 들고 걷는 모습이 연출될 정도이다.
인근 마을 주민들은 “이곳에서 맨발산책이 대세를 이룬 것은 지난 7월 초 맨발걷기모임이 발족되고 8월에 1km가량의 황톳길이 새롭게 조성된 이후”라며 “건강과 숙면에 좋다는 말이 번지면서 10km에 가까운 배산 둘레길 전체가 맨발코스로 자리잡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삼삼오오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며 황톳길을 걷는 사람들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50대의 박인영(익산시 모현동)씨는 “쫀득쫀득한 황톳길의 느낌이 너무 좋아 주말마다 맨발 산책을 즐기고 있다”며 “1시간 정도 걷고 나면 숙면에 크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배산공원 산책로는 완만한 경사를 이루는 그늘 길인 데다 맨발로 걷기에 좋은 흙으로 조성돼 있어 중장년층의 인기가 많다.
산책로 중간에 편백숲이 있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발을 씻는 세족장과 신발장까지 갖추고 있어 광주와 김제 등 타지에서 온 원거리 방문객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여기에 익산시가 자연친화적인 생태놀이공원을 새롭게 조성하고, 최근에는 1km 가까이 황톳길을 추가하면서 초등생부터 청장년층이 가세해 지금은 익산지역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힐링과 휴식의 대명사로 통하고 있다.
주말마다 배산둘레길을 맨발로 산책하는 모임도 생겼다.
‘배산발이스타’ 모임의 이순자 회장(63)은 “지난달 초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3시에 배산둘레길을 맨발로 걷는 모임을 갖고 있다”며 “발족 한 달여 만에 회원은 100명으로 늘었고, 매주 40명의 참가자가 모여 꾸준히 맨발로 함께 걸으며 치유와 소통의 시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주말에는 대략 2000명 이상이 배산 산책로를 찾고 있다”며 “모임을 시작했던 7월에는 세족장에 세수비누를 3개만 비치해도 2주 동안 사용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5~6개를 놓아도 3일을 넘기지 못할 정도로 많은 사람이 맨발 걷기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산시와 익산문화도시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아 ‘삼삼오오 우리동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배산 맨발걷기는 8회차를 맞은 26일 강익현 한의원 원장의 ‘불면증과 맨발효과’ 강의를 더해 회원들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강 원장은 매주 맨발걷기를 동행하며 매주 동행하면서 접지를 도와주고 맨발과 관련한 강연을 해주고 있다.
앞서 익산시는 배산체육공원에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는 자연친화적 생태놀이터를 조성해 지난 5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총사업비 8억3000만원을 들여 2000여㎡ 규모 생태놀이터를 만들고, 노후 화장실 리모델링과 족구장 인조잔디 설치를 완료했으며 외줄타기와 그물망 건너기 등 16개의 놀이시설도 갖췄다.
이런 시설 개선이 초등생들의 맨발걷기 확산에 불을 댕기기도 했다.
초등학교 4학년인 K군(12)은 “이곳에 오면 맨발로 땅을 느낄 수 있어 좋다”며 “부모님과 한 달에 두 번 정도는 맨발걷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대를 뛰어넘어 사랑을 받는 배산체육공원이 익산을 넘어서 국내에서 인기를 끄는 맨발 걷기의 성지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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