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을 수사했다가 국방부 검찰단에 의해 '항명'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본인에 대한 수사가 정당한지 여부를 판단해 달라며 군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요구한 가운데, 위원 절반은 수사 중단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박 전 단장의 법률대리인 김경호 변호사는 "위원장은 투표권이 없어 참석 위원 10명이 투표해 수사 중단 5명, 수사 계속 4명, 기권 1명"이라는 결과가 나왔다며 "군검찰 수사심의위원회 운영지침 제17조 2항에 따라 출석위원 과반수인 6명에 이르는 의견이 없어 위원회가 의견을 내지 못하게 됐다"고 전했다.
당초 위원회 인원은 위원장 포함 12명인데 김 변호사에 따르면 이 중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 소속 위원은 참여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국민적 관심 사안에, 그것도 권익위 소식 위원이 불참했다는 것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결과적으로 과반의 지지를 얻은 의견이 없기 때문에 수사심의위원회는 어떠한 결론도 내지 못했다. 이에 국방부 검찰단이 수사 및 공소제기 여부 등에 대해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와 관련 김 변호사는 "권익위 의원이 참석해서 다시 의결을 진행하는 재의결을 신청하든, 별도 군검찰 수사심의위원회의 의견 내달라는 신청을 할 예정"이라며 위원회로부터 의견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날(25일) 저녁 9시 20분 국방부 검찰단 군검사의 출석통지서 발송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오는 28일 위원회에서 의견을 내달라는 신청을 다시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박 전 단장측은 국방부 검찰단이 '항명' 혐의로 입건하자 14일 위원회 소집을 요구했고 그에 따라 이날 위원회가 열렸다.
군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지난 2021년 5월 21일 이예람 공군 중사 사망 이후 군검찰의 수사 및 절차, 결과에 대한 심의를 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로, 그해 6월 11일 정식으로 출범됐다.
위원회의 결정은 법적구속력을 가지지는 않지만, 이번 위원회 심의 결과가 박 전 단장에게 '항명' 죄를 묻는 것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볼 수도 있어, 향후 법적 절차를 거치는 과정에서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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