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유족회가 '5·18민중항쟁 행사위원회'에서 사퇴한다는 입장을 전달하면서 탈퇴 대열에 합류하기로 했다.
21일 공법단체인 5·18민주화운동 유족회에 따르면 유족회는 지난 9일 광주시와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에 '행사위원장단에서 사퇴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앞서 행사위원장단 자격에서 제명·탈퇴된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공로자회와 뜻을 같이 하겠다는 취지다.
양재혁 유족회장은 "그동안 오월 단체들은 행사위와 함께 기념행사를 추진해왔으나 내부적 마찰로 부상자회·공로자회가 행사위를 탈퇴하게 됐다"며 "유족회는 5·18기념행사위가 외부에서 볼 때 이권 다툼의 장처럼 비춰지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는다. 공법단체들이 주축이 돼 모든 행사를 이끌어 나가는 것이 5·18의 전국화와 세계화를 위해 가장 바람직한 모습일 거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오월3단체는 광주시의회 5·18특별위원회 위원들을 초청해 앞으로 5·18민중항쟁 기념행사를 공법단체가 직접 주최·주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제까지 전야제를 비롯한 5·18민중항쟁 기념행사는 주로 진보연대가 중심이 돼 꾸며졌는데, 내년부터는 공법단체가 시민모금을 벌여 5·18기념재단과 시민사회단체 위주로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5·18민중항쟁 행사위는 올해 부상자회·공로자회가 내부적 논의 없이 특전사동지회와의 용서·화해 행사를 열었다며 행사위에서 제명했다.
부상자회·공로자회는 행사위의 자체 탈퇴를 천명하며 '당사자 없는 기념행사'라고 꼬집었다. 또 행사위원회가 주로 진보연대 회원들로 꾸려져 막상 5·18이 아닌 진보연대 행사처럼 진행되고 있고, 이 과정에서 역사왜곡이 발생했다고도 주장했다.
황일봉 부상자회장은 "매년 10억원 이상의 시민 혈세가 투입되는 5·18민중행사에 오월과는 관련도 없는 '전국 노동자대회'가 포함되는 등 자기들만의 잔치로 전락했다"며 "또 상임행사위원장을 진보연대가 마음대로 결정하는 것도 더이상 눈감고 볼 수만은 없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5·18행사위는 공법3단체의 비판을 근거없는 주장과 '모욕'으로 규정하고 전면전을 예고했다.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는 지난 17일 입장문을 내고 "무책임하게 행사위원회를 탈퇴한 공로자회와 부상자회는 행사위원회를 특정단체와 세력이 '독점'하고 '마음대로 결정'하는 집단으로 매도하고 있다"며 "시민사회를 갈라치기식으로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행보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는 "출범 30년을 맞이한 행사위원회는 치열한 역사와 시민사회와 유관기관 등 각계각층의 참여로 구성된 조직으로 특정단체나 세력의 독점 등의 문제제기는 의도가 의심되는 주장"이라며 "묵묵히 43주년 기념행사의 성공적인 마무리와 44주년 행사의 내실있는 준비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반박했다.
행사위원회는 입장문과 함께 첨부한 자료를 통해 참가단체(회원)는 62개 단체고, 이 중 진보연대 관련단체는 4개로 비율로 6.5%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이들간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내년 제44주년 5·18기념행사는 각 단체의 주도 하에 각각 치러져 '5·18 분열'이라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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