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미일 정상회담 또는 한미 연합훈련 등을 겨냥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여러 종류의 도발을 준비 중이라고 국가정보원이 국회 보고를 통해 밝혔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 전체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ICBM 발사 지원 차량의 활동이 활발한 것이 포착됐고, 액체연료 공장에서 추진체가 빈번히 반출되는 등 ICBM 발사 준비 징후가 계속 식별되고 있다"며 국정원 보고 내용을 전했다.
유 의원은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하반기 최우선 과제로 군사정찰위성의 기술적 준비 완료를 요구했고 이를 위해 북한이 준비 중"이라며 "지난번 실패한 군사정찰위성의 결함 보완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9월9일 정권 창립 75주년에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8월 말 또는 9월 초 발사 가능성이 있다고 (국정원이) 보고했다"고 전했다.
이어 "고체 미사일 생산 시설에도 차량 활동이 이례적으로 활발해지고 있다. 전술핵을 탑재할 수 있는 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합동 훈련이 예상된다고도 했다"는 내용도 전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지난달 25∼27일 방북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등 러시아 실무 대표단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큰 틀의 군사협력 문제를 조율한 징후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의원은 "러시아는 포탄 미사일 판매와 연합 군사 훈련을 제안했을 것으로 보고, 북한은 서방제 무기 대여 및 노후 장비 수리를 포함한 기술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국정원은 러시아의 핵미사일 핵심 기술이 북한에 이전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면밀히 추적 중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국정원 보고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기간 중 북한이 도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미일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미길에 오를 예정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순방기간 전후로 비공개 한미 간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한미 간 군사 훈련도 진행 중"이라면서 "북한은 항상 도발 가능성을 가진 국가로 보고, 무슨 일이 발생할 징후가 확연해지고 여파가 눈에 보일 때 즉각적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대응 매뉴얼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정원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이명박 정부 시절 언론 장악 시도 의혹 문서, 이른바 '이동관 문건'을 본 적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위 야당 간사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정원장에게 이 후보자 관련 문건을 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고, '본 적 없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국정원 기조실장 또한 '이동관 문건'에 대해 "확인하지 않았다"고 답변했으며, 국정원 내 신원 검증 업무를 담당하는 2차장에게 물었을 때도 "보지 못했다"고 답변했다고 윤 의원은 전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