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오는 20일경 조직강화특위의 사고 당원협의회 등 조직위원장 인선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도권 일부 지역 인선이 보류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총선을 8개월 여 앞두고 지역 조직 정비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서 이른바 '용산발(發)' 낙하산 인사들을 위해 일부 지역 조직위원장 인선을 보류한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다.
11일 복수의 여권 인사들에 따르면 36개 사고 당협 조직위원장 공모와 관련한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일부 지역은 인선을 아예 보류하려는 기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강특위는 오는 16일 면접자들에 대한 종합 평가를 진행한 후 20일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면접까지 진행해 놓고도 인선 보류 대상이 되는 지역이 구체적으로 거론되는 등 당 안팎에서 설왕설래하고 있다. 조직위원장에 선정되면 총선 공천에서 유리해 지는 게 사실이다. 이때문에 정식 공모 절차를 밟은 인사를 제외하고 외부 인사 영입, '친윤계'나 '용산 출신' 인사 배려 차원 등의 이유를 들어 자리를 비워놓으려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례로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의 출마설이 제기되는 경기 분당갑의 경우 이번 조강특위에서 조직위원장 선정을 미룰 것으로 예상된다. 이용호 의원이 신청한 서울 마포갑과, 추가 공모설까지 돌았던 서대문갑도 공석으로 두고 본격적인 공천 국면에서 이른바 '전략 공천' 지역으로 두는 것 아니냐는 가능성도 나온다.
인물이 몰린 곳도 예외는 아니다. 경기도 의정부시갑의 경우엔 추가로 면접에 응한 5명을 포함해 모두 14명이 후보등록을 했지만, 면접을 끝내놓고도 조직위원장 인선을 보류하는 기류가 있어 그 배경이 주목된다. 한 여권 관계자는 "현재 대통령실에서 일하는 전희경 정무1비서관을 위해 공석으로 보류될 것"이라고 귀뜸했다. 전 비서관은 이번 공모에 응하지 않았다. 당내에선 공모에 응한 사람 가운데, 경쟁력 있는 후보를 확보한 만큼 지명해야 한다는 측과 의정부 연고가 있는 전 비서관의 활동 공간을 마련해 두기 위해 공석으로 둬야한다는 의견이 충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부갑은 더불어민주당 오영환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이 지역에서 6선 고지를 달성해 야권세가 강한 곳이다. 국민의힘에서는 1년 넘게 조직위원장이 공석으로 남아 있는 가운데, 최영희 국민의힘 의원(비례), 정광재 전 MBN 앵커 등 인지도가 있는 인사들이 면접에 참여해 높은 점수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사정에 밝은 한 의원은 "전 비서관 내정설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는 목소리가 조강특위에도 전달된 것으로 안다"며 "이런 목소리가 어떻게 결과로 이어질지 지켜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이 개별 비서관을 배려하는 방식으로 조직위원장 인선에 개입하는 것으로 비쳐지는 건 두고두고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전 비서관은 뉴라이트 성향의 인사로 '강성 보수'의 이미지가 강하다. 과거 박근혜 정부 시절 '역사교과서 국정화 전도사'라는 별칭이 있었고, 박근혜 탄핵 반대 '태극기 집회' 등에 단골로 참여했다. 과연 이번 총선 수도권 민심에 걸맞는 인사인지 의문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