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경찰청 수사전담팀이 울릉군청 해양수산과 등을 지난 8일 전격 압수수색 했다. 경북 울릉군이 관리 운영하고 있는 유아용 해수풀장에서 초등학생이 숨진 것과 관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 경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0분께 경북청 광수대와 울릉경찰서는 울릉군청에 수사관을 파견해 해양수산과 사무실 등을 중심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번 수색은 지난 1일 울릉군 북면 현포리의 한 해수 풀장서 물놀이하던 초등생 A(13)군이 취수구에 팔이 끼여 숨진 사고와 관련한 것으로 울릉군이 보유하고 있던 풀장 설계도, 준공검사조서 및 운영 관련 자료 확보를 위한 것으로 파악됐다.
A군이 사고를 당한 해수 풀장은 수심 37cm로 얕게 만든 유아 전용 풀장으로 울릉군이 지난 2015년 개장해 코로나19 사태로 잠시 운영을 중단했다가 지난해부터 운영을 재개했지만, 올해 안타까운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관련 공무원에 대한 소환 수사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이 관련 공무원에게만 있느냐다. <프레시안>이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풀장은 총사업비 6억 2000여만원으로 A 설계사무소가 설계한 것으로 사고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취수구 거름망이 당초 설계부터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울릉군은 순환근무에 따른 전문성 부족으로 2년에 한 번씩 관련법 제12조 제4항에 따라 설치검사 및 정기검사를 전문기관에 의뢰해 시설 안전검사를 받아왔다. 특히 지난해 1월 25일 실시한 안전검사에서도 안전검사 대행 기관인 B 안전협회는 정기시설 검사 결과 안전하다고 판단해 합격을 울릉군에 통보한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관리부실도 물론 더 심각한 설계·안전검사 부실을 의심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현직 감리사는 "사고 현장을 보면 100mm가 넘는 취수구에 이물질이 빨려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거름망이 설치되어 있지 않다. 설계부터 시공, 감리, 유지관리 과정 전반에 총체적 부실이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관리 주체인 울릉군과 함께 설계부실, 안전검사 소홀이 입증되고 그것이 사고 발생으로 연결됐다는 인과관계까지 확인되면 설계자와 안전 검사자도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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