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출 규제 완화 영향으로 가계부채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계대출 규모가 다시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6조 원 늘어나 총액 1068조1000억 원에 이르렀다. 이는 잔액 기준 사상 최대였던 전월의 기록을 넘어선 수치다.
이에 따라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 이후 다소 감소세를 보이던 가계대출 규모는 최근 4개월간 연속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출 규모 증가세는 가속도를 받고 있다. 이번 가계대출 증가 폭(6조 원)은 2021년 9월(6조4000억 원) 이후 1년 10개월 만에 가장 컸다.
주요국 경제가 시중에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을 흡수하는 모양과 정반대로 한국 가계에서는 부채를 통한 레버리지가 더 증가하는 모습이다.
가계대출 증가를 주도한 건 주택담보대출이다. 지난달 주담대는 6조 원 증가해 총액 802조8000억 원이 됐다. 주담대를 제외한 신용대출, 주식담보대출 등 기타 대출 규모는 전월 대비 소폭(100억 원) 감소했다.
이는 그만큼 집값 안정을 위해 정부가 시행한 대출 규제 완화 영향이 컸음을 보여준다. 주담대에 대출 집계에는 포함되지 않으나 실제로는 임대인이 임차인으로부터 빌린 전세보증금을 더하면 한국 가계의 실질 가계부채 규모는 한은의 공식 집계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지난 3월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전세보증금을 포함한 가계부채 추정 및 시사점' 자료를 보면, 국내 총 전세보증금 규모는 작년 말 기준 1058조3000억 원으로 추정됐다.
한경연은 이를 토대로 전세보증금에 기타 가계대출을 총합하면 작년 말 기준 한국의 실질 가계부채는 30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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