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의 걸림돌로 고령이 꾸준히 지적되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일종의 '부캐(부가 캐릭터)'인 '다크 브랜든(Dark Brandon)' 띄우기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3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SNS)에 "나는 다크 커피를 좋아한다"며 다크 브랜든 캐릭터가 그려진 컵으로 커피를 마시는 영상을 게시했다. 바이든 선거 캠프의 '효자 상품'인 다크 브랜든 관련 상품을 직접 홍보한 것이다. 4일 미 매체 <악시오스>는 바이든 캠프에서 판매하는 선거 홍보용 상품 매출의 54%가 다크 브랜든 관련 상품에서 나온다고 보도했다. 그 중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이 게시한 '다크 로스트 컵'과 다크 브랜든 캐릭터가 새겨진 '다크 티셔츠'가 가장 인기가 많다.
바이든 대통령의 눈에서 붉은 빛이 발사되는 듯한 모양의, 악당 느낌의 해당 캐릭터는 바이든 반대자들로부터 비롯됐다. 2021년 10월 나스카 자동차 경주 대회에서 한 기자가 우승자 브랜든 브라운을 인터뷰할 때 관중들이 바이든 대통령을 야유하는 구호(F--- Joe Biden)를 외친 것을 '레츠 고 브랜든(Let’s go Brandon)'으로 잘못 듣고 보도한 뒤 '레츠 고 브랜든'은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비난하는 은어처럼 사용됐다.
하지만 이 구호는 이내 또 다른 바이든 대통령을 비판하는 이미지와 결합해 온라인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2020년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뒤 한 중국 일러스트레이터가 바이든의 눈에서 빛이 나오는 듯한 악마적 이미지를 그린 바 있는데 이 이미지와 '레츠 고 브랜든' 구호가 인터넷상에서 어느 순간 결합돼 다크 히어로 이미지의 다크 브랜든 캐릭터가 만들어졌다.
다크 브랜든 캐릭터 인기는 지난해 8월 미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드론을 통해 9·11 테러 설계자인 테러 조직 알카에다 수장 아이만 알자와하리를 제거하면서 치솟았다고 한다.
캐릭터의 인기가 급상승하자 바이든 대통령도 이를 적극 활용하고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월 백악관 출입기자단 행사 때 "어떤 농담을 해도 나는 괜찮다"고 말한 뒤 선글라스를 끼며 "그러나 다크 브랜든은 어떨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바이든 캠프는 다크 브랜든 캐릭터를 고령 탓에 늘 건강하지 않다는 의심을 받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미지를 바꾸는 데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캐릭터 용품 판매로 부진한 소액 기부를 늘리고 젊은층의 관심을 이끌어 내는 것도 노림수 중 하나로 판단된다. 미 매체 <복스>는 바이든 대통령은 지금껏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생성되기에 너무 지루한 이미지였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 무해한 이미지가 악당 느낌의 다크 브랜든과 대조되며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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