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행사가 폭염·폭우에 미숙한 운영까지 겹치며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해, 여름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관련 지시를 쏟아내며 지휘봉을 잡았다. 윤 대통령은 휴가 첫날인 지난 2일 잼버리 개영(開營)식에 직접 참석해 "마음껏 젊음을 즐겨 달라"고 축사를 했었다.
윤 대통령은 4일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 이상민 행전안전부 장관과 각각 유선 통화를 하며 "스카우트 학생들이 잠시라도 시원하게 쉴 수 있는 냉방 대형버스와 찬 생수를 공급할 수 있는 냉장냉동 탑차를 무제한 공급하라"고 지시했다고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학생들에게 공급되는 식사의 질과 양을 즉시 개선하고, 현장의 문제점들을 정부 모든 부처가 총력을 다해 즉각 해결해 달라"고 당부했다.
대통령 대변인실은 또 윤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날 오전 11시 30분 한 총리 주재로 임시국무회의가 개최됐다고 밝혔다. 임시국무회의 의제는 "잼버리 대회의 폭염 대비 냉장냉동 탑차 공급, 의료물자의 추가 지원, 급식 개선"이라고 대변인실은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잼버리 지원을 위한 예비비 69억 원 지출안이 의결되자, 이를 바로 재가했다.
여름휴가 중인 윤 대통령이 국무회의 소집을 지시하고 냉방버스와 생수 공급을 지시한 것은 잼버리 대회의 상황이 그만큼 열악하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정부·여당·지자체는 잼버리 행사 관련 야당과 시민단체 비판에 "정쟁으로 변질되면 안 된다"거나 참가자 탓, 자원봉사자 탓을 하며 변명으로 일관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윤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학생들에게 공급되는 식사의 질과 양" 문제에 대해서도 이날 당정회의 후 정부 고위관계자가 "밤늦게 도착한 분들이 간식 같은 것을 못 받아 불편한 것이 문제였다", "일부 곰팡이 있는 계란이 배급된 것 외에 나머지 문제는 없었다"고 하기도 했다. (☞관련 기사 : 잼버리 부실운영 논란에 정부·여당·지자체 '변명 퍼레이드')
당정은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의 지시가 언론에 공개되기 직전 잼버리 관련 긴급점검회의를 열고 △ 전기공급용량 증설 △ 쿨링텐트·버스 신규 보급 △ 추가 의료 인력·물자 투입 △ 남은 행사에 최고 수준 안전대책 수립 △ 식사·위생 인력 물자 확충 등 대책 마련에 뜻을 모았다.
한편 윤 대통령은 전날 역대 최초로 폭염 대응 중대본 2단계가 발동한 데 대해 "정부 모든 부처가 총동원돼 폭염 대책에 만전을 기해 달라"며 "특히 어르신들과 야외 근로자, 취약계층에 대한 대책을 꼼꼼하고 신속하게 강구해 달라"고 한 총리 및 이 장관과의 통화에서 당부했다고 김 수석은 밝혔다.
윤 대통령은 분당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에 대해서도 이 장관에게 "서현역 묻지마 흉기난동 사건은 무고한 시민에 대한 테러"라며 "국민이 불안하지 않도록 정부는 경찰력을 총동원해 초강경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SNS 상으로도 협박문자가 올라온 만큼, 정부는 사전 예방을 위한 경비인력 투입과 실효적이고 강력한 진압장비 휴대로 대응하라"고 했다.
김 수석은 휴가 사흘째를 맞은 윤 대통령의 소재에 대해 "휴가 첫날 진해 해군기지에서 1박을 한 윤석열 대통령은 어제 오후 경남 저도에 도착해 머무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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