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내년도 최저임금 1만 원은 달성되지 못했다. 한국은행이 올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3.5%로 전망했으나 최저임금 인상률은 이보다 적은 2.5%에 그치며 내년도 시급은 9860원으로 확정되었다.
고용노동부는 2024년도 최저임금을 시간급 9860원으로 결정·고시했다고 4일 밝혔다. 월급으로 환산할 경우 206만740원(1주 소정근로 40시간 근무, 월 209시간 기준)이다. 사업의 종류별 구분 없이 전 사업장에 동일한 최저임금이 적용된다.
올해 최저임금인 9620원보다 240원 오른 금액이다. 월급 기준으로는 내년부터 최저임금 노동자는 올해보다 매달 5만 160원을 더 받게 되는 셈이다. 2.5% 인상률은 2021년 적용 최저임금 1.5% 인상에 이어 1988년 최저임금 제도 시행 후 두 번째로 낮은 인상률이다.
앞서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달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15차 회의를 열고 노동자위원 측이 제시한 안(시급 1만 원)과 사용자위원 측이 제시한 안(9860원)을 놓고 표결에 들어갔다. 중재자 역할을 하는 공익위원들은 사용자위원 측의 안에 거의 '몰표'를 던지면서 경영계 측이 제시한 9860원이 17표, 노동계 측이 제시한 1만 원이 8표, 무효 1표가 나왔다. (관련기사 : 버스비도 300원 오르는데… 내년 최임 240원 오른 9860원 결정)
노동자 위원 측은 "올해 최저임금은 경제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결정되었다"며 "이는 실질임금 삭감이나 다름없다"고 반발했다. 노동자위원으로 최저임금 심위에 참석한 민주노총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과정과 인상 규모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며 재심의를 요구했지만, 노동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관련기사: 민주노총, '9860원' 최저임금 이의제기…"최저임금법 위반 엉터리 결정")
노동부는 민주노총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로 "최저임금법 규정 취지‧내용 및 최저임금위원회 심의‧의결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수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번 최저임금은 어려운 경제상황과 노동시장 여건, 저임금근로자 및 영세자영업자의 목소리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논의를 거쳐 고심 끝에 결정된 것으로, 이는 존중되어야 한다"고 거듭 이의제기를 수용할 수 없는 의사를 밝혔다.
이 장관은 "1988년 도입되어 큰 틀의 변화없이 이어지고 있는 최저임금제도가 변화하는 경제·노동시장 여건을 반영하여야 하고 매년 결정과정에서 반복되는 갈등·대립구도 또한 개선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많은 만큼, 앞으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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