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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죽으면 끝날까" 서이초로 터진 교사들의 분노와 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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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죽으면 끝날까" 서이초로 터진 교사들의 분노와 우울

10명 중 9명은 "서이초에 분노" … '초등교사' 우울감 특히 심각

서초구 초등교사 사망사건으로 교사들이 겪고 있는 분노, 우울 등의 감정이 심각한 상태로 드러났다. 직업에 대한 회의감은 물론, '나도 극단적 선택을 고민하고 있다'는 등 위험수위의 답변도 집계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25일 오전 서울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유·초·중·고·특수학교 교사1만 44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해당 조사는 개인 휴대전화 및 학교 메신저 등을 통해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먼저 '서이초 교사의 죽음을 접하면서 느낀 감정'을 묻자 대부분의 교사들이 분노 및 무력감을 토로했다. 전체 응답자 10명 중 9명 가까이(87.5%)가 서이초 사태를 접하고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답했고, 무력감(75.1%), 미안함(68%), 우울(61.1%), 자괴감(59.2%), 불안(44.0%) 등의 감정이 뒤를 이었다.

연차에 따른 감정 상태를 살펴보자, 이번 서이초 사태로 교내 고경력자들은 '구조를 바꾸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저경력자들은 부조리한 상황에 대한 분노를 주로 느끼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분노를 느꼈다고 답한 이들이 가장 많은 계층은 2년차 저경력 교사였던 고인과 비슷한 처지인 5년차 미만 교사들(89%)이었고 무력감의 경우 5~10년차 교사들(80%)에게서, 고인에게 미안하다는 답변은 10년 이상 고경력 교사들(71%)에게서 높게 측정됐다.

학교 급별도 교사들의 감정에 영향을 미쳤다. 유·초·중·고·특수학교 중 초등교사들이 이번 사안에 분노(88.7%), 미안함(74.3%), 우울(66.9%), 자괴감(63%), 무력감(78.5%)을 다른 급별에 비해 더 느끼고 있었다.

지난 2021년부터 교육활동 침해의 '사각'으로 꼽히며 교육부 차원의 교육활동 침해 심의 건수 집계가 시작된 유치원 교사의 경우 사태를 접하고 불안한 감정(52%)을 다른 급별에 비해 많이 느꼈다.

전교조는 설문조사를 진행하며 이번 사태에 대한 기타의견을 주관식 답변으로 받기도 했는데, 이에 응한 1914명의 응답 형태를 살펴보면 교사들이 느끼고 있는 감정이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전교조는 기타의견 응답으로 △슬픔, 상실감, 비참함 △공감, 동변상련, 동질감 △두려움, 공포, 위축감 △책임감, 미안함, 부채감 △자괴감, 자포자기 △불안함과 절망 △가슴통증, 공황장애, 불면증 등 PTSD 등을 토로하는 답변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일부 교사들은 이번 사태가 "막을 수 있었는데 못 막은" 사건이라며 △학교 관리자의 책임회피에 대한 분노 △교육부에 대한 불신 등 시스템적인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교직을) 탈출해야겠다", "임용 장수 괜히 했다", "현재 휴직 중인데 복직하고 싶지 않다"는 등 사직고민에 대한 의견이 접수되기도 했고, 심지어 "나도 죽고싶다", "나 또한 죽으면 끝날까?", "어디서 자살할지 고민하고 있다"는 등의 자살충동을 호소한 이들도 있었다.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한 전승혁 전교조 청년부위원장은 "(조사에 참여한 교사들 사이에선) '나도 그 당사자였을 수 있다', '내가 겪었던 일이 떠올라 고통스럽다'라는 답변이 있었다”라며 "교사들은 (이번 사태를) 모두 자신의 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25일 서울 국회 앞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교사들이 '재발 방지 대책 교사 의견 조사 결과 발표'를 위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묵념하고 있는 참가자들. ⓒ프레시안(한예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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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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