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시험 발사에 미국이 전략핵잠수함 전개로 응수하자 이번에는 북한이 핵 사용 가능성을 언급하며 위협에 나섰다. 북한과 한미가 서로에 대해 핵을 사용할 수 있다고 협박하면서 한반도 안보 위기를 높이고 있다.
20일 강순남 북한 국방상은 본인 명의의 담화에서 한미 핵협의그룹(NCG)과 핵무기를 실은 전략핵잠수함(SSBN) 켄터키함의 부산 입항에 대해 "미국의 대조선(북한) 핵공격 기도와 실행이 가시화, 체계화되는 가장 엄중한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조선반도(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격돌국면은 온갖 가상과 추측의 한계선을 넘어 위험한 현실로 대두하였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이 담화를 통하여 미 군부 측에 전략핵잠수함을 포함한 전략자산전개의 가시성증대가 우리 국가핵무력정책법령에 밝혀진 핵무기 사용조건에 해당될 수 있다는데 대하여 상기시킨다"고 말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강 국방상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핵사용 교리는 국가에 대한 핵무기공격이 감행되였거나 사용이 임박하였다고 판단되는 경우 필요한 행동절차진행을 허용하고 있다"며 "미군측은 자기들의 전략자산이 너무도 위험한 수역에 들어왔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감히 우리 국가의 '정권종말'을 입에 올리는 미국과 '대한민국' 군부깡패집단에 다시 한 번 엄중히 경고한다"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군사력사용은 미국과 '대한민국'에 있어서 자기의 존재여부에 대하여 두 번 다시 생각할 여지조차 없는 가장 비참한 선택으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 국방상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무력은 조선반도에서 핵을 사용하려는 미국과 그 졸개들의 미친짓을 철저히 억제, 격퇴함으로써 국가의 주권과 영토 완정, 근본 이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와 동북아시아지역에서의 핵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자기의 중대한 사명을 책임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언급한 핵사용 교리는 지난 2022년 9월 8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7차 회의에서 채택한 최고인민회의 법령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력정책에 대하여'를 의미한다.
해당 법령에서 북한은 '핵무기의 사용조건' 중 하나로 "국가지도부와 국가핵무력지휘기구에 대한 적대세력의 핵 및 비핵공격이 감행되었거나 임박하였다고 판단되는 경우"를 명시했는데, '임박'했다는 판단이 자의적일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핵 전쟁 위협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앞서 미국의 켄터키함은 핵협의그룹 회의에 맞춰 지난 18일 부산에 입항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수십발의 핵 탄두가 장착돼 있는 해당 함정에 방문하면서 "직접 눈으로 보니 안심이 된다"며 북한이 핵을 사용한다면 정권 종말로 이어질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북한은 켄터키함 입항 이후 다음날인 19일 오전 사거리 약 550km의 단거리 탄도 미사일(SRBM)을 발사했다. 550km는 평양에서 부산 정도의 거리로, 이 미사일 발사는 켄터키함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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