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도 최저임금이 전년(9620원)보다 2.5%(240원) 오른 시급 9860원으로 결정되면서 '최저임금 1만 원'이 무산됐다. 노사 모두 비판 논평을 냈다. 노동계는 "저임금 노동자의 최소 생계도 책임질 수 없다"고 비판한 반면 경영계는 "동결이 관철되지 않아 아쉬움을 표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는 19일 논평을 내고 "'공익위원'이라는 탈을 쓴 자본가 앞잡이들이 사용자안에 몰표를 던지며 수백만 저임금 노동자의 실질임금을 삭감했다"며 "자본가의 이익만 남은 2024년 법정 최저임금 결정은 기울어진 한국 사회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최저임금위원회는 표결을 통해 사용자 측이 제시한 9860원으로 최저임금안을 확정했다. 최임위가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 노동자위원 8명 등 총 26명으로 구성돼있어 노동자위원 측의 수적 열세가 일찌감치 예상됐다. 표결에서 공익위원 1명을 제외하고 8명이 사용자위원 측 손을 들어주어 17표를 획득했다. 노동계 측이 제시한 1만원은 8표 무효 1표가 나왔다. 공익위원이 사용자 안에 몰표를 던져 최저임금이 결정된 셈이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은 최저임금이 결정된 뒤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 최저임금 절대 수준이 상당히 높다"며 "이 정도까지 올랐다는 데에 자부심을 느껴야 한다고 본다"고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자평했다.
그러나 금속노조는 "오늘의 결과를 보라. 한국의 노동조합이 강성이고 기득권인가"라고 물었다. 금속노조는 "가진 자를 위한 사회는 민주주의 사회가 아니고 모든 부를 지배력으로 쓸어 담는 재벌 독식 사회는 건강한 경제 구조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많은 비정규직, 저임금 노동자를 품은 금속노조는 이번 법정 최저임금 결정을 규탄하며 향후 더 강도 높은 투쟁에 나설 것임을 밝힌다"고 했다.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도 성명서를 내고 "(내년도 최저임금은) 다음달부터 인상되는 서울시 버스요금(300원)보다 낮고, 물가상승률조차 반영하지 못한 금액"이라며 "최저임금위원회는 결국 기만적인 연극으로 끝났다. 윤석열 정부의 가이드라인 안에서 최저임금이 결정되었다"고 비판했다.
반면, 경영계는 입장이 달랐다.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사용자 위원을 대표하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논평을 내고 "최초안으로 (올해 최저임금과 같은) 동결을 제시했으나 이를 최종적으로 관철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한다"며 "이번 결정은 최저임금이 또다시 고율 인상될 경우 초래될 각종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입장문을 내어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인상률을 이끌어냈지만, 중소기업계가 절실히 원했던 동결 수준을 이루지 못한 것은 다소 아쉬운 결과"라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운 경영 상황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동결해 주기를 바랐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소상공인들은 비용 구조와 경제 상황을 고려해 최저임금 동결을 촉구해왔다"며 "이번 최저임금 결정은 주요 지불 주체인 소상공인의 절규를 외면한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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