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경기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동의 한 스쿨존 사거리에서 우회전하던 버스에 치어 숨진 조은결(당시 8세) 군의 아버지가 피고인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13일 수원지법 형사12부(황인성 부장판사)는 시내버스 기사 A씨(55)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어린이보호구역 치사) 혐의 사건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서 숨진 은결군 아버지는 유족 대표로 증인석에 나와 위와 같은 의견을 재판부에 호소했다.
A씨는 지난 5월 10일 낮 12시 30분께 수원 호매실동의 한 스쿨존 사거리에서 자신이 몰던 시내버스를 우회전하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은결군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우회전 신호등은 빨간불이었고, 전방 보행자 신호등은 초록불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가족들과 함께 법정에 나온 은결군 아버지는 재판부의 '하고 싶은 말 있나'라는 말에 발언 기회를 얻어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아이들이 안전해졌으면 좋겠다. 다들 그냥 말로만 (처벌 강화 주장을) 하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재판장은 "그동안 교통사고 사건은 단독판사가 재판을 많이 했는데, 정치권 등에서 이런 문제를 개선해 법률이 개정되면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 어린이 보호구역 관련 사고가 포함됐고, 판사 3명이 있는 합의부에서 재판하게 됐다"라며 "예전보다 유족 측이 원하는 방향으로 달라졌다. 저희도 이런 변화되는 것들을 고려해 재판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향후 피해자 유족을 대상으로 한 차례 양형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양형 조사는 피고인의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 등 형량을 따질 때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조사하는 절차다.
재판부는 양형 조사관을 통해 유족들이 이날 법정에서 다 하지 못한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할 방침이다.
운전기사 A씨는 이날 공판에서 혐의를 인정하면서 "천하의 죄를 지은 죄인이다. 피지도 못한 어린 새싹이 저의 실수로 인해 세상을 등졌다. 피해 부모님께, 은결이에게 정말 죽을 죄를 지었다. 저로 인해 공분을 산 모든 분에게 사죄를 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다음 재판은 다음 달 22일 오전 10시 30분에 진행될 예정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