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본인이 취임했던 지난 1년 동안 북한에 지원한 사항이 없었다며, 통일부와 관련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지난 1년 간의 북한의 행동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0일 하나원(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에서 기자들과 만난 권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통일부가 '대북지원부' 같은 역할을 해왔다는 지적을 했는데 어떤 부분이 부족했다고 평가하냐는 질문에 "지난 1년 간 대북지원을 한 게 거의 없었다"며 "대통령이 지난 1년을 꼭 집어서 (평가)했다기 보다는 전반적인 통일부의 행동 및 성과나 주안점에 대해서 이야기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권 장관은 "우리 국민들도 통일부에 대해 불만인 것이 (북한에 대한) 지원이나 유화적인 측면이 있었다는 점"이라며 "대화는 하더라도 원칙에 맞게 해야 하고, 지나치게 유화적으로 하는 것은 지양돼야 한다"고 밝혔다.
권 장관은 취임 당시 전 정부의 합의를 계승하겠다는 '이어달리기'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이같은 기조가 새로운 장관 취임 이후 뒤집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그는 "대북정책, 통일정책은 넓은 컨센서스(공통의 합의)가 필요한 부분인만큼 지난 정부에서 이뤄낸 성과에 대해선 최대한 이어나가는" 정책을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권 장관은 "국민이 새로운 정부를 택했을 때는 새로운 정부에 요구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정부에 기대한 부분에 대해 나름대로 지난 1년 간 노력했다고 생각하는데 아직도 국민들과 대통령이 보기에 그런 인식이 남아 있다면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스스로 반성해야(한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대통령이 1년 정도 쭉 봤다고 생각한다. 북한이 전혀 변하지 않고 30여 차례 미사일 도발만 했고, 얼마 전부터 통신선도 끊는 것을 보면서 통일부 대북정책에 좀 더 변화가 필요하다고(본 것 같다)"며 윤 대통령의 통일부에 대한 발언은 "지난 1년 상황을 고려한 말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의 식량 사정과 관련해 권 장관은 "전반적으로 북한의 작년 작황이 그렇게 좋지 않아서 올해 식량 사정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라며 "나름대로 북한 지도부가 식량에 대한 어려움에 봉착할 것을 예상하고 중국으로부터 수입해서 조금 진정된 것 같지만, 아직도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시장에 의존하지 않고 정부 통제 공급 방식이다 보니 공급망이 작동하지 않아 일부 지역에서 아사자도 발생하고, 발생 지역도 조금 넓어지고 많아지고 있는 측면이 있다"며 "시장 가격이 급등하다가 북한 정부에서 쌀과 곡물 수입하면서 안정화된 측면이 있는데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김일성 주석 사망 29주기를 맞아 금수산 태양궁전을 참배했음에도 사진이 공개되지 않아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과 관련, 권 장관은 "아직까지 일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 가족력에 순환기 계통 문제가 있고 나이가 마흔 정도라도 140kg 체형에 담배도 많이 피고, 술도 많이 먹는 상황이라 (건강이) 그렇게 좋을 거라 보지는 않지만, 일을 못할 정도의 건강상태에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아직까지의 평가"라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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