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신임 차관들에게 "말을 갈아타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헌법 정신에 맞게 제대로 된 말을 타라"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차관급 인사 13명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국가와 국민, 헌법 시스템에 충성해 달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그러면서 "헌법 정신에 충성해 달라. 내정도 외치도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했던 말을 상기시키며 이같이 전했다.
지난주 대규모 차관급 인사로 윤 대통령이 직할체제 구축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신임 차관들을 비롯한 공직사회 전반에 정권교체로 달라진 국정철학에 부응하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반(反)카르텔 정부"라며 "이권 카르텔과 가차 없이 싸워 달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민주사회를 외부에서 무너뜨리는 것은 전체주의와 사회주의이고 내부에서 무너뜨리는 것은 부패한 카르텔"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어 "정부조직이든 기업조직이든 제일 중요한 것이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라며 인사평가를 통한 공직사회 기강 확립도 주문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산하단체와 공직자들의 업무능력 평가를 늘 정확히 해 달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환경부 등 일부 부처의 1급 고위공무원들이 최근 일괄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대변인실은 "1급 사표 제출은 대통령실 지시에 따라 시작된 것이 아니"라며 "해당 부처는 장관 직권으로 인사 쇄신 차원에서 1급 공직자들 사표를 받은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직접 지시가 아닌 장관 직권에 의한 인사 조치라는 설명이지만, 공직기강 확립 차원에서 고위 공무원 인사 물갈이가 전부처로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김완섭 기획재정부 2차관, 조성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 오영주 외교부 2차관, 문승현 통일부 차관,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임상준 환경부 차관, 이성희 고용노동부 차관, 김오진 국토교통부 1차관, 백원국 국토교통부 2차관, 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 오기웅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김채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 등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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