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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300만명 '빚 갚느라 생계 어렵다'…175만명은 '원리금 상환 > 소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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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300만명 '빚 갚느라 생계 어렵다'…175만명은 '원리금 상환 > 소득'

가계대출 1977만명, 1인 평균 93334만원…전체 DSR 40.3%로 추산

현재 약 300만 명의 가계대출자는 원금과 이자를 갚느라 최소한의 생계를 이어가기도 힘겨운 상태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더구나 이 가운데 175만 명은 아예 소득보다 원리금 상환액이 더 많아 소비 여력이 완전히 '제로(0)'인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시대' 3년을 거치면서 부동산·주식 등 자산 투자와 생활고 등으로 가계대출이 크게 불어난 데다 2021년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금리 상승도 이어져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진 결과다.

이런 대출 상환 부담은 연체율 상승으로 나타나 금융 불안을 키울 뿐 아니라, 수출이 부진한 상태에서 민간 소비 회복까지 막아 결국 실물 경기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우려된다.

가계대출자 1977만명, 1인 평균 9334만원 대출

2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에게 제출한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현재 국내 가계대출 차주(대출자) 수는 모두 1977만 명, 이들의 전체 대출 잔액은 1845조3000억 원에 이른다.

한은이 자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약 100만 대출자 패널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차주 수와 대출 잔액이 각 4만 명, 15조5000억 원 줄었지만, 감소율은 0.2%, 0.8%로 미미했다.

1인당 평균 대출잔액도 3개월 사이 9392만 원에서 9천334만원으로 0.6%(58만 원) 감소하는 데 그쳤다.

가계대출자 15%, 'DSR 70%이상'…대출액의 41%

전체 가계대출자의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40.3%로 추산됐다. 2018년 4분기(40.4%) 이후 4년 만에 지난해 4분기(40.6%) 40%대로 올라선 뒤 내려오지 않고 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대출받는 사람의 전체 금융부채 원리금 부담이 소득과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가늠하기 위한 지표로, 해당 대출자가 한해 갚아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결국 1분기 말 현재 우리나라 가계대출자들은 평균 연 소득의 40% 정도를 금융기관에서 진 빚을 갚는 데 써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DSR이 100% 이상인 차주도 전체의 8.9%를 차지했다. 175만명(1977만 명 중 8.9%)에 이르는 가계대출자의 연 원리금 상환액이 소득과 같거나 소득보다 많다는 의미인데, 이 비중은 2020년 3분기(7.6%) 이후 2년 6개월 동안 계속 오르고 있다.

DSR이 70% 이상, 100% 미만인 대출자(6.3%·124만명)까지 더하면 DSR 70% 이상 대출자 수는 299만 명(15.2%)까지 불어난다.

보통 당국과 금융기관 등은 DSR이 70% 정도면 최저 생계비만을 빼고 거의 모든 소득을 원리금 상환에 쏟아부어야 하는 상황으로 간주한다. 결국 현재 거의 300만 명의 대출자가 원리금 부담 탓에 생계에 곤란을 느끼는 것으로 추정된다.

차주 수가 아닌 대출잔액 기준으로는 DSR 70% 이상인 가계대출의 비중이 1분기 말 현재 41.4%(70∼100% 12.2%+100% 이상 29.2%)에 이른다.

취약차주, 소득 67%를 빚 갚은 데 써야…셋 중 하나 'DSR 70% 이상'

여러 곳에서 최대한 돈을 끌어 쓰고 소득과 신용도까지 낮은 대출자들의 DSR은 더 심각한 수준이다.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는 1분기 말 226만 명으로 작년 4분기와 같았고, 이들의 전체 대출 잔액과 1인당 평균 잔액은 각 31조2000억 원, 1억2898만 원으로 추산됐다. 3개월 사이 2000억 원, 152만 원 줄었다.

다중채무자의 평균 DSR은 62.0%로, 직전 분기보다 0.8%포인트(p) 떨어졌지만, 여전히 소득의 60% 이상을 원리금 상환에 써야할 처지다.

다중채무자 수와 대출 잔액의 각 29.1%(129만 명), 53.5%(307조8000억 원)가 'DSR 70% 이상'에 해당했다.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소득 하위 30%) 또는 저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하) 상태인 '취약차주'의 경우 1분기 말 현재 DSR이 평균 67.0%였다.

1인당 평균 대출액이 3개월 사이 7474만 원에서 7582만 원으로 오히려 늘면서 DSR도 66.6%에서 0.4%p 더 높아졌다.

취약차주 37.3%(46만 명)의 DSR이 70% 이상이었고, 이들의 대출은 전체 취약차주 대출액의 68.0%(64조3000억 원)를 차지했다.

한은 "가계대출 연체, 비은행 중심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날 수도"

이처럼 자신의 소득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대출을 보유한 차주가 많기 때문에, 당연히 연체율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최근 한은이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대출 연체율은 올해 3월 말 현재 은행과 비(非)은행 금융기관에서 각 0.30%, 1.71%에 이르렀다.

은행권 연체율은 2019년 11월(0.30%) 이후 3년 6개월 만에, 비은행권 연체율은 2020년 11월(1.72%)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작년 하반기 이후 가계대출 연체율이 금융권 전반에서 오르고 있다"며 "2020년 이후 취급된 대출의 연체율 상승 압력은 비은행금융기관에서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취약차주가 2020년 이후 받은 가계대출 연체율이 최근 가파르게 오르는데, 취약차주의 가계대출은 은행보다 비은행금융기관에 집중됐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은 "가계대출 연체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날 수 있는 만큼, 금융기관의 자본 확충과 정부·감독 당국의 신규 연체채권 추이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가 필요하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고정금리 대출 비중 확대를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계대출 부실은 단순히 금융 시스템 안정뿐 아니라, 실물 경기 회복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비 회복이 더딘 것은 고금리, 고물가 부담 때문인데, 특히 고금리의 부담은 올해 상반기에 충분히 나타나지도 않았다"며 "고금리가 소비·투자·주택가격에 본격적으로 영향 미치는 데 반년∼1년의 시차가 있기 때문으로, 하반기부터 고금리 여파가 뚜렷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은행의 통화 긴축 기조에도 가계대출이 계속해 증가하는 가운데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의 한 시중은행에 가계 대출 상품 관련 현수막이 걸려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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