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시에서 산사태로 인해 발생한 13개월 영아 사망사고는 시당국의 안일한 행정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0일 새벽 집중호우로 인해 영주시 상망동 산비탈의 토사가 일시에 흘러내려 슬레이트 가옥을 지탱하는 벽과 지붕이 무너지면서 잠자던 일가족이 무너진 흙더미에 깔리는 사고가 발생해 생후 13개월 된 영아가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한 집 뒤에는 지붕보다 2m 정도 높은 사면이 가옥과 1m 정도의 거리를 두고 위태롭게 있어 집중호우 시에는 언제든 사면이 붕괴될 수 있는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는 게 주민들의 한결같은 주장이었다.
이웃 주민 장모씨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관할 동사무소의 안일한 행정으로 인해 발생했다”며 “3년 전부터 집 뒤편 토사가 흘러내리는 전조현상이 발생해 상망동에 조치를 요구했지만 동사무소에서는 딸랑 대형 비닐 한 장만 가져다주고 토사가 흘러내리지 않게 덮어라고 했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또한 “영주시에서 집 뒷산에서 흘러내리는 빗물이 집 아래로 흘러내리지 않도록 배수로만 설치해 주었으면 이번 사고는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며 “집중호우가 300㎜ 이상 쏟아지는 상황에서 산에서 흘러내린 빗물에 의해 순식간에 토사가 무너졌다”고 안타까움을 밝혔다.
장례식장에서 만난 유족은 아기를 잃은 슬픔도 슬픔이지만 10명이나 되는 대가족의 주거 문제를 당장 어떻게 해야 할지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유족 측 관계자는 “현재 유족들은 아기 아빠가 다니는 직장인 일진 베어링 측에서 임시로 원룸을 제공했지만 영주시에서 장례비나 주거문제 등 향후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유족들이 슬픔을 극복하고 일상생활로 복귀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영주시 관계자는 “조만간 장례비나 주거문제에 대해서 적절한 조치가 내려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불의의 재난에 모든 것을 한순간에 잃고 망연자실한 유족을 위로하기 위해 박남서 영주시장과 유충상의원은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했고, 영주시 선출직 공직자들은 단 한 명도 조문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시민들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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