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사랑해. 한 번만 안고 싶어.’
30대 여성 A씨는 카톡 소리가 들릴 때마다 심장이 덜컹 내려 앉았다. 이상한 문자가 계속 오는데, 이를 보낸 사람의 정체를 도무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가끔은 정체 모를 전화도 왔다. 하지만 수화기 너머 사람은 끝까지 자신을 누구라고 말하지 않았다.
이후에도 ‘나랑 결혼하자’, ‘존예(정말 이쁘다는 뜻의 속어)’, ‘콧대 높이지마’ 등의 수상한 문자가 다섯 달이나 이어졌다.
지난해 1월~6월 사이 벌어진 사건이었다. A씨는 이 기간 문자 23건과 전화 3통을 받았다.
그러면서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는 등 엄청난 공포에 시달렸다. 그러다 범인이 붙잡혔다.
A씨는 한 번 더 소름이 돋았다. 범인이 바로 자신과 같은 봉사단체에서 활동하던 40대 남성 회원 B씨였던 것이다.
이들은 지난해 초 모 지역에서 봉사를 하다 만났다.
A씨가 맘에 든 B씨는 연락처를 알아내 무차별적으로 카톡과 문자 메세지를 보내는 등 스토킹을 했다. 하지만 A씨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과 불안에 떨어야 했다.
알고 보니 B씨는 2015년 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통신매체 이용 음란죄) 혐의로 벌금을 받은 전력도 있었다.
결국 B씨는 재판정에 섰다.
의정부지방법원은 스토킹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B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 유예 2년, 스토킹 재범 예방 강의 40시간 수강 명령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는 누군지 모르는 상태에서 받은 문자와 전화로 정신적 공포와 불안을 느꼈다. B씨 행위는 스토킹에 해당한다”면서도 “B씨가 범행을 반성·자백하는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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